정부, 일자리 예산 ‘민간 확대’ 지원

민주, 노인·청년 공공 일자리 감소

李 성과 ‘지역화폐’ ,여야 ‘예산 복구’ 공방

[헤럴드경제=이승환·신현주 기자] “일자리 예산도 직접 일자리 등 정부 직접 지원은 축소하고 양질의 민간 일자리 연결 위한 방향”(김완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고용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로 문을 연 ‘예산 국회’에서 일자리,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 아래 공공부문 일자리 직접지원과 관련된 지출을 줄이고, 민간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고용분야 예산을 줄이며 '일자리 난'을 가중시키는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화폐 예산의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원상 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다음달 4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에 돌입한다. 내달 17일부터는 예산 국회의 핵심인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시작된다. 예산소위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실질적인 감·증액이 진행된다. 민주당은 예결위 가동에 대비해 ‘예산 워크숍’을 개최하고 우선적으로 감·증액이 필요한 예산을 추리고, 각 예산 부수법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공공 일자리 감소 vs 민간 일자리 확대=현재 민주당은 고용과 민생 분야 예산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공부문 일자리 지원 예산과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선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일자리 예산은 정부 직접지원(직접일자리, 고용장려금) 등은 축소하고 민간일자리 연계(직업훈련, 고용서비스)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편성됐다. 이 과정에서 전체 고용분야 예산은 30조원이 책정됐다. 올해 고용분야 예산인 31조9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이 감액된 규모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시정연설에서 “양질의 민간·사회 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하여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예산안대로면 내년에 청년과 노인을 대상으로한 직접 일자리가 축소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공공부문 일자리 예산 감액으로 직접 일자리 규모는 올해 103만명에서 내년 98만3000명으로 4만7000명 감소한다. 이 가운데 노인 일자리가 2만3000명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청년 일자리 맞춤형 지원’ 예산 감액(1조1000억원),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예산 감액(8000억원) 등의 영향으로 5만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야 지역화폐 예산 입장차 평행선= 지역화폐 예산을 놓고서는 정부·여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예산을 통해 지역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지역화폐의 부정 유통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의 예산 삭감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올해 지역화폐 예산인 7000억원을 되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역화폐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직접 챙겨온 사업인 만큼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지역화폐 예산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 간사는 헤럴드경제와 만나 “지역화폐 예산은 이전 정부에서 잘했다고 평가 받는 사업 중 하나다. 이전 정부 흔적을 없애겠다고 다 없애는 게 아니라 잘하는 건 유지해야 한다”며 “경기도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처음에 몇개 시도에서 시작했다가 반응이 좋으니까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이 참석하지 않는 등 정국이 극한 대치 상태를 이어가면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준예산이란 12월 31일까지 다음 연도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했을 경우 전년과 동일하게 예산을 집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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