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을지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국방부 연습관찰단장으로 참여했다. 국방부는 최근 5년간 축소 및 조정된 한미연합연습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명칭을 연합지휘소훈련(CCPT)에서 정부연습과 군사연습을 통합한 UFS로 변경했다.

직접 현장에서 보니 최근 수년간의 연습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국방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기관의 연습참가자들이 5년 만에 전시지휘소에 전개해 3박4일 동안 주야로 연습에 참여한 것이었다. 전시에 본인이 있어야 할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타 기관과 협업 체계를 가동해보는 것은 성공적인 전쟁수행을 위해 필수적이다. 연습은 중앙정부와 군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해 주요 산업시설과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피해를 상정해 민·관·군이 통합훈련을 시행하는 등 국가총력전 수행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실제훈련을 실시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났던 반도체공장 화재, 원전시설 파괴 등 고도의 협업이 요구되는 실전적인 연습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이 밖에도 복합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통합하는 유관기관 간 토의도 수차례 열렸다. 이와 더불어 국군통수권자가 전시지휘소에 직접 방문해 작전상황을 청취하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국방부 장관이 전시지휘소에서 정부연습 기간 내내 숙식을 하며 지휘하는 모습에서 결연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국가 리더십의 적극적인 연습 참여는 연습참가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성공적인 연습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됐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한미 동맹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이다. 한미 동맹은 6·25전쟁에서 북한의 불법 남침에 대항해 함께 피를 흘리며 만들어진 혈맹으로, 지난 70여년간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및 기술 등 여러 분야로 한미 간 협력 분야가 확대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등과 같은 이름으로 진화해왔지만 한미 동맹의 근간은 군사동맹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UFS를 통해 한미는 단순한 협력자가 아닌 유사시 함께 싸울 군사동맹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연합작전계획에 기초한 시나리오에 따라 한미 장병들이 지휘소에서 토의하고,야외 현장에서는 양국의 부대들이 지휘소의 지시에 따라 실제훈련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한미 동맹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북한은 핵무력 정책 법제화를 비롯해 핵과 미사일 위협을 나날이 고도화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 속에서 이번 UFS는 유사시 국가총력전 수행 체계를 점검하고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굴욕적인 평화가 아닌 진정한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유사시 대비를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러한 시기에 이번 UFS는 많은 것을 제자리로 복원하고 정상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정상(正常)이 정상(頂上)이다.

박주경 전 육군참모차장, 한국열린사이버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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