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감독 대상자의 재범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
성범죄 전과 4건 이상 범죄자 재범률, 전과 없는 범죄자 3.7배
“추가적인 재범 억제 위한 선택·집중 필요” 제언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성범죄 전과가 많을수록 전자감독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재범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지 ‘치안정책연구’ 최신호에 기재된 ‘전자감독 대상자의 재범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성범죄 경력이 많을수록 전자발찌 훼손 후 별건의 범죄를 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전자발찌를 훼손하거나 지시를 어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판결문 184건을 토대로 재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해당 논문을 쓴 경찰대 치안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손현종 씨는 “성범죄 전과가 4건 이상인 범죄자는 성범죄 전과가 없는 다른 범죄자에 비해 그 가능성이 3.656배 높았다”고 예측했다.
이어 “총 범죄 경력이 4회 이상이라면 범죄 경력이 없는 경우보다 전자발찌 착용 중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3.332배 높았다”며 “성범죄 전과가 있으면서 다른 죄종의 전과도 있다면 전자장치 훼손 후 재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자발찌를 처음 부착한 범죄자의 부착 중 재범 확률도 여러 번 부착한 경우의 1.352배로 추정됐다. 손씨는 “전자발찌 부착 경험이 많음과는 상관없이 처음 부착하였더라도 충분히 (전자장치를) 훼손 후 별건의 죄를 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도 얻게 됐다”고 해석했다.
전자감독 제도는 성폭력범의 재범을 막기 위해 2008년 도입된 뒤 미성년자 유괴와 살인·강도를 포함한 ‘특정범죄’로 대상이 확대됐다. 전자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하는 전자보석제도가 2020년 시행되면서 현재는 전자장치 부착이 결정된 모든 범죄의 가석방자도 전자감독 대상이다.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전자발찌를 차고 출소하는 전과자도 최근 급증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한 전자감독 사건 5599건 가운데 ▷살인(373건) ▷성폭력(321건) ▷강도(147건) 등 특정범죄 유형이 842건(15.0%) 이었다. 나머지 4757건(85.0%)은 특정범죄가 아닌 일반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였다.
연구 결과 법원이 피고인에 대해 대부분 5~10년으로 전자장치 부착 기간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부착 기간 결정이 대상자의 특성을 반영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씨는 “개별적 성향이나 죄질, 죄종, 재판을 진행해 오면서 보여지는 피고인의 준법 의식 등을 고려해 좀 더 다양한 부착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면서도 “준수사항 이행 등 성실하게 부착 명령을 이행했을 경우 일정 기간 부착 후 조건부 해제하는 ‘가해제 방식’도 고려해 보는 등의 구체적인 운영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그는 “성범죄 전과자는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재범에 이를 가능성이 큰 만큼 보호관찰 정책에서 주의깊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전자감독 제도는 물론 추가적인 재범 억제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