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용역사, 시공 전 설계도 변경

용역업체 7개월 공사 지연 이유로 벌점

재판부 “시공 전 벌점은 부당”

서울행정법원 전경[서울행정법원 제공]
서울행정법원 전경[서울행정법원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건물 설계용역사가 시공 전 설계도를 변경한 탓에 공사가 지연돼 부과받은 벌점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4부(부장 김정중)는 A주식회사가 B공사를 상대로 낸 부실벌점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A사는 2017년 6월 B사와 부산 강서구의 한 빌딩 신축공사 설계용역 입찰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엔 시공법이 정해지지 않았고, A사는 통상 사용하는 공법(PHC 파일 공법)을 바탕으로 실시설계도를 제출했다. B사 검토 결과 다른 공법(헬리컬 파일 공법)을 적용하면 공사비 48억원이 절감되고, 무소음으로 민원 문제 발생 가능성이 낮았다. B사는 헬리컬 파일 공법으로 시공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변경된 공법으로 A사와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이듬해 7월 C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했고, C사의 요청으로 헬리컬 파일 공법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용역을 맡은 A사는 대책을 마련한 뒤 2019년 2월 지반개량 및 최하층 바닥 두께 향상 등을 보완한 최종 실시설계도를 제출했다. B사는 설계도 변경 과정서 당초 준공날짜보다 7개월이 지연됐다며 벌금 2점을 부과했다.

건설산업 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발주청은 건설업자 등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을 경우 부실정도를 측정해 벌점 부과가 가능하다. 부실공사를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이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주식회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벌점규정이 정하고 있는 보완시공은 이미 시공이 이루어진 후 이를 보강, 보충하기 위한 시공이 이루어진 경우를 의미한다”며 “단순히 시공 전 보완설계가 이루어진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법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고, 시공 전에 설계를 변경했기 때문에 벌점 규정에 해당하는 보완시공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구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상 보완시공의 의미는 건물의 구조부를 설계기준과 다르게 시공해 보완시공이 필요한 경우라고도 부연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