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공장 통제센터 내 사장실을 점거한 노조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공장 통제센터 내 사장실을 점거한 노조 [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사업장 점거 등 최근 노조의 불법파업이 잇달아 발생해 민·형사상의 원칙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노사관계법제의 현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함께 입법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노동기본권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무리한 법 해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발표한 ‘불법파업·파행적 집단행동의 폐해 및 이에 대한 대응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노조의 과격한 행동으로 물리적 충돌이나 재물손괴를 동반한 불법행위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로는 사업장 점거, 공공시설 점거, 봉쇄·물류방해 등 업무방해, 고공농성, 폭행·재물손괴 등이다.

이에 보고서는 현행 노동법은 1953년 당시 집단적·획일적 공장 근로를 전제로 설계된 전근대적인 규범으로, 노사관계가 불안하게 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았다.

이에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형벌규정을 삭제하고 불법파업에 대한 엄정한 법적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체계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제도화할 부분으로 ‘사업장 점거 원칙적 금지’가 꼽혔다. 쟁의행위 과정에서 점점 과격화돼 되어 조업을 방해하고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사업장 점거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은 사용자의 재산권, 점유권, 영업의 자유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직장점거 자체를 위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 상 허용되지 않고 있는 대체근로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일정한 요건 하에서 사용자가 최소한의 조업을 할 수 있도록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용자를 부당노동행위의 가해자로 설정하고 형사적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사용자를 잠정적 범죄자로 취급할 뿐 아니라, 처벌만으로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본질적 구제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처벌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사형평의 차원에서 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신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란봉투법’에 대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이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노동기본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며, “단체행동권 또한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기본권 행사라는 명목하에 명백한 불법행위에까지 면죄부를 준다면, 이는 기존 법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입법으로, 비교법적으로도 이러한 입법의 유래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