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남편이 내연녀를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변경한 후 1년이 지나 세상을 떠났다면 아내는 보험금을 상속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내 A씨가 남편의 내연녀 B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최근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아내인 A씨와 남편은 1997년 결혼했고, 두 사람 사이 자녀는 없었다. 남편은 2011년부터 내연녀 B씨와 동거했다. 남편은 이혼 청구 소송을 걸었지만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혼할 수 없다는 1심 선고가 나던 2013년 8월 남편은 생명보험의 수익자를 B씨로 변경했다. A씨 남편의 사망 이후 사망보험금 12억 8000만원은 내연녀 B씨에게 상속됐다.
사망 당시 A씨의 남편이 가졌던 재산은 총 12억14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서 예금 등 2억3000만원은 A씨가, 사업 지분 환급금 9억8400만원은 B씨에게 상속됐다.
그런데 A씨에게는 남편의 채무 5억7000만원이 남겨지면서 사실상 빚 3억4000만원만 상속 받은 처지가 됐다.
이에 A씨는 상속한정승인(상속 포기) 신고를 한 뒤 “B씨가 받은 사망 보험금 또는 남편이 낸 보험료가 '유류분'을 산정하는 기초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유류분이란 모든 상속인에게 법정 상속분의 일정 비율을 보장해 특정 상속인이 유산을 독식하지 못하게 하는 민법 규정이다.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남편이 A씨 유류분에 침해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B씨에게 증여했다고 보고, 12억 6100만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남편이 40대 중반이었다는 점에서 A씨의 장래 손해를 알고 보험 수익자를 변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증여 당시는 이혼 소송 중이었으므로 상속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재산분할에 대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봤다.
더불어 재판부는 A씨가 빚만 떠안는다는 이유로 상속을 포기한 것을 두고 A씨가 받을 순상속분은 ‘0’원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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