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건축가, 아마도예술공간서 ‘건축적 랩소디’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금속 조각들이 바닥을 흩뿌려져 있다. 폐기물 처리장에서 건져 온 자동차, 모터사이클, 비행기의 부품들이다. 도로를 질주하고 하늘을 날던 화려했던 날들은 가고 이들은 이제 묵묵히 다음 생(生)을 기다리고 있다. 말(馬)은 윤회를 기다리던 폐부품들의 또 다른 현생(現生)이다.
작가 켄민성진(본명 민성진ㆍSKM 아키텍트 대표)은 “기름때에 찌들고 세월에 빛바래 더 이상 쓸모없다고 생각됐던 낡은 부품들에서 오랜 세월을 요하는 강렬하고 당당한 존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동차에서 말로…. 21세기에서 18세기로 다시 태어난다는 은유와 상징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넘친다.
이태원 아마도예술공간에서 이색적인 건축전이 열렸다. 타이틀은 ‘건축적 랩소디(rhapsody)’. 흔히 광시곡이라고 불리는 ‘랩소디’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일정한 형식이나 제약없이 자유로운 악장으로 연주되는 화려한 악곡을 뜻한다.
패션, 디자인, 예술의 힙플레이스(Hip place)인 이태원 꼼데가르송 거리 한가운데 3층짜리 낡은 주택을 개조한 아마도예술공간은 다양한 세대의 미술인들이 모여 미적 가치관과 예술적 활동을 공유하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며 2013년 개관한 비영리 예술기관이다.
벗겨진 도배지가 희끗희끗 남은 채 시멘트 골격을 그대로 드러낸 ‘민낯’의 전시 공간에서 김찬중, 장윤규, 김민정, 최문규, 켄민성진, 나카에유지(일본), 다니엘 바예(스페인) 7인의 국ㆍ내외 건축가들은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이들은 단순히 구조물로써의 건축이 아닌 미래지향적 도시 풍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능동적인’ 삶에 대한 성찰을 작품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건축물(전시공간)과 건축물(작품)이 원래 하나였던 듯 어우러진 이 전시에는 화이트 큐브(White cube) 스타일의 엄숙한 갤러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유로운 에너지가 넘친다.
한편 작가 켄민성진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도시디자인을 전공한 건축가로 아난티클럽 서울, 힐튼남해골프&스파리조트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통해 대담한 건축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10일까지 아마도 예술공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