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로 9조원 세수 줄어… 정유사들 배불리는 법안

“정유사들, 정제마진 지난해 대비 7배 폭증…대중교통 티켓 주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4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상임위 배정 재논의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4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상임위 배정 재논의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은 유류세 탄력세율을 50%(기존 30%)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182원을 깎아주면 국민이 혜택을 보는 것은 69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유류세 탄력세율 비율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용 의원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류세 탄력세율’ 법안 통과 반대 토론자로 서서 “유류세 인하는 막대한 세수를 포기하는 정책이다. 지난 11월부터 올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로 9조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GTX-B와 C 노선을 다 건설하고도 남는 돈”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인하한 세액 대비 소비자들이 얼마나 혜택을 입는지 분석해서, 추가 인하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주무부처인 기재부와 산자부는 9개월이 지나도록 기초적인 분석보고서 한 편 내놓지 않았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용역이라도 맡겨야 할 텐데, 그조차 하지 않았다”며 “답답해서 저희 의원실이 분석해 보니, 작년 11월부터 6월까지 유류세 인하액이 가격에 40%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휘발유 세금 182원을 깎아줬는데 소비자가는 69원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속해서 가격을 모니터링해 온 소비자단체의 자료에서도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상승분 이상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6월까지 정유사 정제마진은 세금 인하 전보다 7배 폭등했다. 정유 4사는 상반기 영업이익 10조원 대박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국제유가 급등과 유류세 인하를 기회로 정유사들이 더 높은 마진을 책정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혜택은 찔끔, 정유사 혜택은 왕창, 정부는 막대한 세수 포기, 이것이 현 유류세 인하정책의 진실”이라며 “정유사들에 다 퍼주고 고작 69원 인하 혜택을 누릴 바에야 차라리 저 9조원을 월 1만원 전 국민 대중교통 티켓에,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에, 유가보조금 합리화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안전운임제 확대와 납품단가연동제 안착을 위한 재정으로 사용하는 편이 낫지 않았겠냐”고 강조했다.

국회는 용 의원의 반대 토론 직후 투표를 실시해 오는 202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한도를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