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형 맞춤 전기차 개발 추진
2027년 시장규모 연 634만대
현대차, 2028년까지 6종 출시
가격 인하없이 신흥국 진출불가
테슬라·토요타도 현지생산 추진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저가형 소형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신흥시장에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차를 비롯한 각 완성차 업체의 가격 정책 재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이사는 “(현대차가) 당장은 인도시장에 프리미엄 전기차를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 인도 시장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소형 전기차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내연기관 시대에 현대차가 바텀업(Bottom-up) 전략을 구사했다면 전기차 시대에는 톱다운(Top-down) 전략으로 접근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전기차를 인도 시장에 먼저 내놓은 뒤 시장 반응과 충전 인프라 확산 속도 등을 감안해 현지형 전기차를 따로 개발해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에너지저장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약 33만대 수준인 인도 전기차 산업은 해마다 급성장해 2027년에는 연간 634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도 오는 2028년까지 인도에 전기차 6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모델은 물론, 개조된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신흥시장을 포함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더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까지 모델별 장착되는 배터리 타입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르그 이사는 “소형 전기차의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현지화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형 전기차는 현재 개발 착수 초기 단계로 당장은 인도 현지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새로 짓거나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가 인도시장에서 낮은 가격에 판매할 소형 전기차를 별도로 개발하는 것은 전기차 보급에 있어 높은 가격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가격 정보업체 에드먼드닷컴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평균 가격은 지난달 6만984달러(약 7850만원)으로 전체 자동차 평균가격 4만6634달러(약 6000만원)을 훨씬 웃돈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기업인 일렉트릭라스트마일솔루션즈(ELMS)가 증가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고객에 차량인도를 시작한 리비안, 루시드도 리튬 등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에 비해 판매량 증가폭이 미미해 파산이 우려되고 있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비싸게 받아들여지는 가격표를 그대로 들고 신흥시장에 진출할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흥시장에서 직접 공장을 짓는 전략을 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도 지난 3월 인도네시아에 연산 15만대 규모의 현지 공장을 준공하고 아이오닉 5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 합작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토요타 역시 인도법인인 토요타·키르로스카모터를 통해 인도 타르나타카 지역에 480억루피(약 7948억원)을 들여 전기차 부품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