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후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게 일상 속 특별한 일이 됐다. 하지만 이런 행복을 느낄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 이제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할 뿐만 아니라 대기를 오염시키면 벌금을 물리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가 됐다.
전 세계 물동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해상 운송의 중요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더 부각된 점을 차치하더라도 필자가 즐겨먹는 빵값이 오른 것을 보면 새삼스레 깨닫는다.
해상 운송은 이처럼 전 세계 경제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지만 운송 과정에서 선박의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는 국제적 이슈가 됐다. 선박은 전 세계에 물건을 실어 나르기에 여기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역시 전 세계에 악역향을 끼칠 수 있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전 세계인의 공공재인 공기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가 발 벗고 나서고 있으며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선박이 내뿜는 시꺼먼 매연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항구에서도 흔하게 볼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 이는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막고자 선박연료 품질을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LNG는 기존 선박연료인 벙커C유보다 대기오염물질을 덜 배출시키기 때문에 최근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LNG가 선박연료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불과 10년 전후다. 특히 IMO에서 선박연료 배출가스 규제를 본격화한 지난 2020년부터 LNG 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연료의 전환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국내 연안을 운항하는 관공선을 LNG 추진선박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구·개발(R&D)사업을 통한 LNG 추진선박 연료 공급 인프라인 LNG 벙커링 선박도 개발해 ‘클린해양’을 준비하고 있다. LNG 벙커링 선박은 해상에서 LNG 추진선박에 연료를 공급해주는 배로, LNG 연료 사용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한편 IMO가 요구하는 ‘2050 배출가스 제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저탄소연료인 LNG 활용에서 더 나아가 단계적으로 2040년 및 2050년까지 배출가스 오염량을 줄여갈 수 있는 정책적·기술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무탄소 연료, 궁극적으로는 생산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및 메탄을 배출하지 않는 그린암모니아와 그린수소를 생산하여 선박 연료로 활용할 때, 진정한 ‘배출가스 제로’가 실현될 것이다.
최근 해상운송업계의 이슈는 탄소세 도입이다. 전 세계를 운항하는 선박이 탄소를 배출할 때 일정 기준 이상의 배출량에 대해 탄소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빵, 과일, 쌀, 심지어는 부지불식간에 마시는 산소에도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수입 교역량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해상 운송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불가피한 선택이다. 따라서 해상 운송 시 선박이 얼마나 깨끗한 연료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적극적인 정책구상과 그에 부합한 신기술 개발이 이뤄질 때 인류는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정동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양플랜트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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