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만에 독자기술 성공 의미
발사 42분 뒤 세종기지와 첫 교신
100분만에 항우연 지상국과 접속
2027년까지 4차례 추가발사 계획
새로운 기술개발 민간이전도 가속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뤘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너무 감격스러운 순간이다”(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대한민국이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인도, 일본 등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1톤급 이상의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한 나라가 됐다. 1988년 우주개발에 처음 도전장을 던진지 약 34년만에 우주강국 반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지상과 교신 성공…완벽한 누리호 발사=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는 지상고정장치 해제가 되면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이륙했다. 발사 2분 3초 후 고도 62㎞에서 1단 로켓, 3분 47초 후 고도 202㎞에서 페어링(위성덮개), 4분 29초 후 고도 273㎞에서 2단 로켓이 각각 분리됐다.
이후 13분 후 3단 로켓이 점화돼 고도 700㎞까지 도달, 14분 35초 후 성능검증위성을 먼저 분리한 뒤 15분 45초에 위성모사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누리호는 발사 후 정해진 비행시퀀스에 따라 비행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 1, 2, 3단 엔진 모두 정상적으로 연소되고, 페어링도 정상적으로 분리돼 누리호에 탑재된 성능검증위성 분리까지 모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성능검증위성은 발사 42분 후 남극 세종기지와 GPS 신호로 최초로 교신에도 성공했다. 이후 1시간 40분만에 항우연 대전 지상국과 접속이 이뤄졌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7년까지 4차례 추가발사 민간이전 속도=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과 함께 정부는 2027년까지 4차례 추가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누리호는 엔진 설계 제작, 발사체 조립, 발사 운용체계 등 모두 우리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우주발사체다. 누리호는 3단형 발사체로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톤급 엔진으로 구성됐다.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총 길이는 아파트 15층 높이에 맞먹는 47.2m에 이르고 최대 직경은 3.5m, 총중량은 200톤이나 된다. 누리호 개발에 지난 2010년부터 12년 동안 총 1조 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발사체는 국가간 기술이전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미사일기술통제에 따라 기술이전이 막혀 있어, 독자개발이 필수적이다.
지난 2011년 러시아 기술로 함께 개발한 ‘나로호’와 달리 누리호 개발에는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필두로 300여개 국내기업이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개발 초기 설계단계부터 민간 산업체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이전에 힘써왔다. 실제 누리호 개발 전체 사업비 1조 9572억원의 80%인 1조 5000억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총 6873억원을 투입해 네 차례 추가적인 반복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민간에 기술이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31년까지 9년 간 1조 9330억원을 투입해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에도 착수했다. 차세대 발사체는 액체산소-케로신 기반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된다. 1단 엔진은 10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엔진 5기가 클러스터링 되고, 재점화, 추력조절 등 재사용발사체 기반기술이 적용된다. 2단 엔진은 10톤급 다단연소사기클 방식 액체엔진 2기로 구성되고 다회점화, 추력조절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지구궤도 위성 뿐만 아니라 달, 화성 등에 대한 독자적인 우주탐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누리호 발사 성공은 국내에서도 민간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위한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주개발 후발주자인 만큼 당분간 정부가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기회를 늘린다면 민간의 참여가 확대되고 선순환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