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착용하더라도, 두발 통한 개성발현 막는 것은 지나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남학생에게만 스포츠형 머리를 강제한 것은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대학교 총장에게 생활관에서 거주하는 남학생에게 스포츠형 두발을 강제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권위는 A대학교가 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의 두발을 점검하면서 남학생에게는 뒷머리 두피가 보이고 앞머리가 눈썹에 닿지 않도록 강제하고, 이를 위반하면 벌점을 줬다는 재학생의 진정을 받았다.
A대학교는 국립학교 설치령에 따라 생활관비, 제복비 등을 국가에서 지원받는 특수목적 대학교로, 과거에는 남학생에게 단정한 스포츠형 머리를 하도록 규제했으나 현재는 그런 규정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정인이 두발 규제 강요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는 점, A대학교가 두발 제한 규정을 2018년 11월에 삭제했으나 2019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같은 내용이 적발된 점을 고려할 때 해당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또 A대학교 생활관 지침에선 ‘용모 및 복장 상태가 불량한 학생에게 과실점(벌점) 10점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생활관 학생이 지도과나 등의 두발 관련 지적 사항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봤다.
인권위는 “학생이 제복을 착용하기 때문에 통상모 및 정모를 올바르게 착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두발을 제한할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두발 형태를 획일적으로 제한해 두발을 통한 개성의 발현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두발 등 학생의 용모에 관한 제한과 단속은 교육의 목적상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일관되게 권고해왔다. 특히 학생은 일방적인 규제와 지도의 대상이 아닌 자율적으로 자신의 기본권을 행사하는 주체로서, 학교에서도 기본권 행사의 방법을 연습하는 기회를 부여받아야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형성하고 결정할 수 있는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