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가 축제분위기…학생들 ‘설렘’

“연예인 온다길래 타교 친구도 불러”

‘같이 놀 사람 어디’ 걱정하는 학생도

20·21학번 “‘복받은 22학번’ 부러워”

“쉬는 시간까지 조용…여전히 어색해”

전문가 “신입생 때 관계가 매우 중요”

“소규모 대면행사 적극 지원할 필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 금잔디광장에서 열린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굿즈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연합]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 금잔디광장에서 열린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굿즈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서울대와 성균관대 등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 대학에서는 봄축제가 열리고 있다. 3년 만에 본격적으로 열린 대면축제에 들뜬 이들도 있지만 캠퍼스 다른 한쪽에서는 함께 놀 친구를 찾기 어렵다며 걱정하는 ‘코로나 학번’도 있다.

20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대학생들은 축제에 대해 기대감이 컸지만 당장 교우관계를 걱정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양대 20학번인 정민지(24) 씨는 다음주 열리는 축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씨는 “3년치 예산이 모여서 그런지 싸이, 에스파 등 연예인 라인업이 훌륭하다”며 “저녁에 마음껏 놀기 위해 그날은 모든 일정을 비워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너도 와’ ‘너도 오고’ 이런 식으로 주변 친구들을 초대했다”며 “서로 모르는 타교 친구도 불러 그날 같이 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축제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학생도 있다. 대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는 대면수업이 늘어난 이달 이후에도 친구가 없어 고민이라는 글이 계속 보인다. 학기 도중에 가입할 수 있는 동아리나 학회를 찾기도 한다. “같은 과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같이 만나서 밥 드실 분 계신가요” “축제는 보고 싶은데 혼자 보는 사람들을 모았으면 좋겠다” 등의 글도 올라왔다.

입학 후 같은 학번 또래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고충을 토로한다. 한 학년이 100명이 넘는 고려대 문과대학에 재학 중인 21학번 김모(20) 씨는 같은 학번에서 밥을 먹을 만한 친한 친구가 1명 정도다. 김씨는 “저는 동기보다 혼자 앉아 있던 19학번, 20학번 선배들과 친해진 케이스”라며 “전공수업에 가면 활기가 떨어지고 쉬는 시간도 조용하고 어색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최근 전체 과MT를 다녀왔는데 ‘복 받은 22학번’ 중심이어서 19, 20학번들이 어쩔 수 없는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며 “축제 응원전을 하면 학과 사람을 많이 알아야 재밌다는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후의 대학가를 경험해본 고학번들도 코로나 학번들의 고충을 체감하고 있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17학번 김모(25) 씨는 “축제 기대감은 크지만 주변엔 코로나19 전에 이미 알고 지낸 친구들 위주로 노는 분위기”라며 “제 동생도 코로나 학번이지만 학생회를 해서 그나마 친구를 사귄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부산대 대동제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오후 그룹 위너와 가수 거미 초청공연을 앞두고 캠퍼스 내 ‘넉넉한 터’가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연합]
부산대 대동제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오후 그룹 위너와 가수 거미 초청공연을 앞두고 캠퍼스 내 ‘넉넉한 터’가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연합]

전문가는 상실된 캠퍼스생활을 회복시키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입생 때 적응하며 맺는 사회적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데 코로나로 학생들이 그 기회를 잃었다”며 “적응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등교가 싫고 이것이 수업 결석, 학습동기 저하로 이어져 학사경고를 받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종강 MT나 소규모 체육대회 등 통해 접촉 기회를 만들어주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주요 대학 중 서울대, 성균관대 등은 이미 축제를 마친 상태다. 중앙대·고려대는 23~27일, 한양대는 25일~27일 축제를 한다. 건국대는 2학기 본 축제 전 ‘일상회복맞이 주간’ 미니 축제를 오는 25~27일 진행한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