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첫 전범재판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전범 피의자인 러시아 군인 바딤 시시마린(21) 하사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그는 전쟁범죄로 구속돼 법정에 넘겨진 첫 사례다. 쉬시마린 하사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민간인을 소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전범 피의자인 러시아 군인 바딤 시시마린(21) 하사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그는 전쟁범죄로 구속돼 법정에 넘겨진 첫 사례다. 쉬시마린 하사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민간인을 소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개시된 첫 전쟁범죄 재판에서 검찰이 민간인 살해 혐의를 받는 러시아 병사에게 종신형을 구형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병사가 피해자 부인을 향해 "용서를 구한다"고 뒤늦게 호소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날 러시아 육군 칸테미로프스카야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종신형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시시마린 하사는 개전 사흘 뒤인 2월28일 오전 11시께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자전거로 이동하던 비무장 62세 남성을 총으로 쏴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전날 이뤄진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다른 병사들과 함께 러시아에 있는 본대에 합류하고자 훔친 폭스바겐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던 중 피해자를 겨냥해 3~4발을 근접 사격했다고 밝혔다.

다른 병사가 강압적 어조로 자신이 쏘지 않으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했으나, 그 당사자는 상관이 아니라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일반 병사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병사의 말을 따를 의무가 있었느냐는 말에는 "아니오"라고 답변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살 혐의로 구속기소 된 러시아군 바딤 시시마린(21·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솔로미안노스키 지방법원에서 열린 전쟁범죄 재판에 출두하고 있다. 시시마린은 개전 초기인 지난 2월 28일 교전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州)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62세 비무장 남성을 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전쟁범죄 재판에서 시시마린은 유죄를 인정했다. [연합]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살 혐의로 구속기소 된 러시아군 바딤 시시마린(21·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솔로미안노스키 지방법원에서 열린 전쟁범죄 재판에 출두하고 있다. 시시마린은 개전 초기인 지난 2월 28일 교전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州)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62세 비무장 남성을 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전쟁범죄 재판에서 시시마린은 유죄를 인정했다. [연합]

시시마린 하사는 피해자 부인에게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호소키도 했다. 법정에 나온 피해자 부인을 보며 "당신이 나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그렇지만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피해자 부인은 당시의 하루를 상기했다.

그는 당일 집 밖 멀리서 총소리를 듣고 곧장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이어 "남편에게 달려나갔지만 머리에 총을 맞고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며 "나는 아주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시마린 하사를 놓고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하고자 여기 와있는가", "우리 남편이 당신에게 무엇을 했느냐"고 따졌다.

그는 러시아군의 공세가 집중된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면 시시마린 하사를 석방해 러시아로 돌려보내는 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끝내 러시아군에 투항한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안전한 송환을 바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는 시시마린 하사의 재판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했다. 시시마린 하사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러시아 관리와 접촉한 바 없다고 말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