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의결
고검장급 8명 전원 사직, 검사장들도 동참할 듯
보완수사도 못하게 막아…평검사들까지 거센 반발
대한변협도 법안 반대 필리버스터 개최하기로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검찰 수사권 박탈 입법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검장급 간부들이 사실상 전원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일선 검사장들도 줄사표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기준 박범계 법무부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한 고검장급 인사는 총 8명이다. 일선 고검 검사장 6명 전원을 포함해 박성진 대검 차장, 광주고검장을 지낸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사직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박 장관이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았다. 대검은 총장 부재 상황에서 차장 대행 체제로 전환한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0시 11분께 상정 6분만에 법안을 의결했다. 사실상 국회 본회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검사장들은 아직 사표 대열에 합류하진 않았다. 일선 검찰청 별로 법안에 반대하는 간담회를 열거나 검사 회의를 통해 성명서를 내는 상황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실상 남은 카드는 사표뿐이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집단행동을 할 수 없고, 업무시간이 끝난 뒤 회의를 열거나 사표를 내는 게 전부”라며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규모의 단일청인 서울중앙지검 이정수 검사장이 사퇴할 경우 업무에도 상당 부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부재시 정진우 1차장검사가 검사장 권한을 대행한다. 다른 일선 검찰청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본회의 통과 직전 사퇴를 할 것인지, 법안 통과 직후 항의 표시로 사표를 던질 것인지 고심할 전망이다.
고검장급 간부와 달리 검사장 일부가 사퇴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선 검찰청별로 검찰 수사권 박탈 입법안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는 간담회가 열리고 있지만,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도 차장검사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 인권보호관, 부장검사들 명의 입장문을 냈지만 정작 이종근 검사장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동안 몇차례 ‘검란’으로 불렸던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 수사권 박탈 국면을 놓고 검찰 내부는 차원이 다른 위기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라온 게시물만 80여개에 달한다. 과거 일부 특수부 혹은 기획 업무에 정통한 검사들 위주로 갈등이 빚어졌다면, 이번 사안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어서 평검사들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아예 없애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자 사안의 ‘동일성, 단일성’을 전제로 보충적으로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실무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조항으로, 사실상 수사권 박탈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8일부터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열기로 했다. 변협은 지난 25일 검찰 수사권 박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기준이 불명확할 뿐 아니라 기본 수사권을 박탈당한 검찰이 내실 있는 보완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성착취 범죄나 보이스피싱 등 민생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치명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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