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거액의 사망보험에 가입한 50대 여성이 돌연사하자 동창이자 법적 자매인 친구가 보험금을 달라고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보험 사기를 의심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친구 A씨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16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0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일명 ‘쑥떡 사망’ 사건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9월 경남 창원의 한 민속주점에서 주인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B씨 목에는 쑥떡이 걸려있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떡이 직접 적인 사망 원인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사인 불명 판정을 내렸다. B씨 사망 후 그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6개 보험사에 59억원에 달하는 사망보험 20건에 가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B씨의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이 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내야 하는 보험료만 월 142만원 수준이었다.
보험금 수익자는 B씨의 친구 A씨로 지정돼 있었다. B씨는 2016년 53세의 나이로 A씨 모친에게 입양됐고 이를 전후로 보험금 수령자가 B씨 자녀 등에서 법적 자매가 된 A씨로 바뀐 게 드러났다.
A씨는 “B씨가 떡을 먹다가 질식해 사망했기 때문에 재해 사망에 해당한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16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재해사망 보험금은 일반사망보험금보다 통상 2배 정도 많다.
이중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한 청구소송을 심리한 이 판사는 보험계약 자체를 무효로 판단하고 A씨 청구를 기각했다.
이 판사는 “사망 이외 별다른 보장이 없는 보장성 보험에서 법정상속인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중학교 동창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해 변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판시했다.
특히 A씨가 대출까지 받아 가며 B씨의 월보험료 146만원 중 126만원을 대신 납부한 점을 언급하며 “B씨의 조기 사망을 확신하지 않는 한 설명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의사소통이 어려운 B씨 어머니에게 입양 동의를 받은 과정이 석연치 않은 점, B씨에게 특별한 질병이 없었던 점, A씨에게 보험설계사 근무 경력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보험 계약에 수상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번 사건 결론을 기다리며 계류 중이던 나머지 15개 보험사 상대 소송은 다음 달 10일 변론이 다시 열린다.
한편 경찰도 해당 사건을 4년에 걸쳐 장기간 조사해 왔다. B씨 사망 전 A씨가 ‘독이 든 음식’을 검색하는 등 수상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지난해 12월 내사 종결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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