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대구 사저서 50분 간 회동

尹 “대구·경북에서 몰표 줘서 당선됐다”

朴 “대통령 자리 무거워…건강 챙기시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자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해 회동 전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자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해 회동 전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과거의 대통령과 미래의 대통령 간의 만남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6년 전 특별검사와 피의자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대구 달성에 자리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50여분 간 회동을 가졌다.

배석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가 전한 회동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권 부위원장은 “이런 어색한 만남에서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야기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의 내용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진행됐다”며 “웃음도 많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회동에서 국정운영을 둘러싼 덕담을 주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께서 앞으로 격무고 많은 일이 있을텐데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 달라”고 말하자 윤 당선인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화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외교안보라는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국내에서 혼자 하는 시기가 아니고 여러 나라와 신뢰를 맺어 서로 ‘윈윈’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시대다. 안보와 경제도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두 사람은 대구를 화제로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사저로 오기 전 대구 서문시장을 들렀다고 말을 꺼내자 박 전 대통령은 “힘들 때마다 서문시장에 가서 기를 받았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에 윤 당선인도 “서문시장에 갔더니 기를 받은 것 같다. 기운이 났다”고 호응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대구·경북에서 몰표를 줘서 당선됐다”며 “(개표 초반) 표 차이가 얼마 안됐지만 대구 개표가 늦어지는 것을 알고 당선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대구 지역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고, 윤 당선인은 “복지문제는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했으니 복지는 아마 해결이 잘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윤 당선인은 “건강이 허락해주시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달라”고 초청의 뜻을 전했고,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한 한 노력하겠지만 지금 건강 상태로는 조금 자신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노력해서 가능한 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한 번 해보겠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에 “앞으로 서울에 통원치료가 있을 경우 경호문제는 전혀 차질이 없도록 경호처에 각별히 당부해놓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도 대화를 나누었다.

먼저 윤 당선인은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이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도 봤고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했던 분들을 찾아뵙고 어떻게 국정을 이끌었는지도 배우고 있다”면서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서 잠이 잘 안 오더라”고 입을 뗐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가 이렇게 무겁고 크다. 정말 사명감이 무섭다”면서 “일단 건강을 많이 챙기시라”고 다시 덕담을 건넸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