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 관련 해명

보도자료 통해 “정치보복·캐비닛 수사, 전혀 사실 아냐”

동부지검장 “압수수색, 일부러 대선 시기 피해 진행”

“청와대 관여 여부, 지금 단계에서는 확인된 바 없어”

서울동부지검. 김희량 기자
서울동부지검.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인사권 남용(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대선 결과에 따른 정치보복이나 코드 맞추기 수사라는 비판과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부지검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 2월께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했고 법리검토와 임의수사를 거친 뒤 대선 전부터 압수수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동부지검은 대선 이후 압수수색이 진행된 경위에 대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통상의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지검은 수사 지연에 대한 근거로 지난 1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 돼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종용·인사권 남용에 관한 법리가 정리된 점, 3년 동안 해외 파견 중이던 산업부 핵심 피고발인이 지난 2월 귀국한 점을 들었다.

동부지검은 “산업부 인사권 남용 사건과 유사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아볼 필요가 있었다”며 수사가 지연된 점을 인정했다. 동부지검은 “검찰 판단에만 입각하거나 1심 또는 2심의 재판 결과를 임의로 취사선택 해 수사를 진행할 경우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9년 1월 24일 ‘탈원전 인사비리 의혹’ 관련 고발장을 동부지검에 제출했다. 검찰은 그해 4월부터 6월 사이 사퇴한 기관장 7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피고발인을 추가하는 2차 고발장이 접수돼 2명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와 사실확인도 진행됐다.

그러나 이후 수사에 진전이 없다 3년이 지난 지난달 25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각각 산업부와 한국전력 자회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는 정권 교체를 압두고 진행하는 보복성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동부지검은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 “환경부 사건의 각 심급별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임의수사를 통해 추가자료를 확보했다”며 “지난달 7일 검사 재배치를 통해 수사팀을 증원하고 사건 관련 인사 자료가 임의제출이 불가해 산업부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우정 동부지검장은 취재진과 만나 산업부 수사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심 지검장은 “판례가 없다고 해서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부 사건이 법리적으로 다툼이 많아 (그런 부분에 대한)확실한 정립이 된 다음 수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환경부 사건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심 지검장은 다른 부처 사건들 중 산업부 사건을 먼저 수사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공공기관장 사표 유출과 관련해 조사가 더 된 부분이 있고 먼저 수사를 할 만큼 자료가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이 검토되고 있냐는 질문에 심 검사장은 “너무 앞서 나간 질문인 거 같다. 나중에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르지만 현 단계에서는 성실히 수사를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언론에서 언급된 외교부 등 추가 공공기관들의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 그는 “현재는 산업부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부 수사가 마무리되면 다른 부처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청와대 인사수석이 개입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지금 단계에서는 청와대 관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분석 중이다. 구체적인 수사 진행 방향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압수수색 시기가 대선 이후에 이뤄진 배경에 대해서는 “예민한 시기의 압수수색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어느 쪽의 유불리를 떠나 수사 진행이 국민의 판단에 영향 미치면 안 된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동부지검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과 포렌식 참관 등을 마친 상태다. 동부지검은 조만간 산업부 블랙리스트 관련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