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원 추경 편성, 규모·방안 논란…점검 필요
산은 등 금융공공기관 부산 이전 “현장 목소리 들어달라”
공공요금 동결 “비용 절감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국정과제 선정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50조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국책은행 등의 지방이전, 물가안정을 위한 공공요금 동결 등 경제분야 주요 과제들을 둘러싼 논란에 관심이 모아진다.
▶50조 추경, 규모·재원 마련 방안에 ‘설왕설래’=5일 인수위에 따르면 새 정부 국정과제는 110개 과제, 580여개 실천과제로 추려져 2, 3차 검토 과정을 거치고 내달 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발표할 계획이다. 국정과제 중간 선정 결과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호 공약으로 꼽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50조원 추경편성은 유력한 경제분야 국정과제 중 가장 쟁점이 되는 과제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모두 공감하는 공통과제면서도 방법에 있어서는 견해의 차이를 보인다.
인수위는 국채발행을 최소화하고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추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지출 구조조정 만으로 진행되는 방식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50조원은 정부의 올해 재량 지출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아무리 예산의 군살을 뺀다 해도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50조원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대한민국 부채가 너무 빨리 증가하고 있다. 정책 건전성에 대해 대내외적인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가져가야 하고 단기적으로도 최대한 차입이 아닌 지출 구조 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부분이 우선됐으면 한다”고 밝혀 기존 인수위와 일치한 의견을 냈다.
다만 신중을 기하는 만큼 논점에 대한 수정 가능성도 엿보인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정확한 손실 추산이 이뤄져야 한다며 소상공인 현금 지원 외에 대출, 세액공제 등을 언급하면서 추경 규모 축소에 어느정도 여지를 남겼다.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도 “당선인이 50조원 손실보상 등에 대해 얘기했고 그 와중에 1차 추경이 있었다”며 1차 추경 16조9000억원을 뺀 규모도 가능할 것으로 시사했다.
▶산은에 이어 수은까지 지방이전하나=윤석열 당선인의 지역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쟁점 중 하나다. 지난달 윤 당선인은 국정과제 논의 여부와 관련해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시킨다고 했으니 그대로(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공약은 산은만 언급했으나 최근 한국수출입은행까지 거론되며 IBK기업은행 등 다른 금융공공기관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산은 등의 본사 위치는 산은법, 수은법 등 관련법으로 정해져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한국은행, 산은, 수은의 소재지 관련 조항을 삭제해 지방이전이 가능토록 한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산은 이전을 통해 부산을 스마트 디지털 경제도시로 도약을 추진한다는 공약이지만 일각에서는 지방 이전 효과가 크지 않고 수도권 기업 자금 공급 기능 등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있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했지만 그간 경제성장이 크지 않았고 집중이 아닌 지방 분산화로 업무 비효율만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인수위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산은, 수은, 기은, 수협이 함께 참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산에 금융공공기관 등 29개사가 이전했음에도 지역내총생산에서 금융보험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대로다. 이전해도 똑같으면 마이너스”라며 “현장 의견도 듣고 정책 효과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요금 동결, 물가안정 효과 있지만…=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에너지 가격을 비롯한 물가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면서 인수위도 민생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동결을 주요 과제로 고민 중이다.
당장 거론되는 전기요금 동결은 한국전력의 실적 등과 맞물려 반론의 목소리가 크다. 한전의 지난해 적자가 6조원에 육박하고 올해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만도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세금으로 돌려막는 것은 아니냐는 말과 함께 실적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곡소리도 나온다.
안 위원장은 “공기업 주주들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공기업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 것이 존재 이유”라며 한국전력의 요금 동결 추진을 시사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안정을 위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지만 한전의 경우 민간 기업의 특성을 지녀 계속 동결할 수 없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한전의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한전공대 등 부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을 절감하고, 원칙과 맞지 않게 확장한 사업은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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