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와 병행…현장서도 엄정대응 검토”

민주노총 “尹, 반노동적” 비판…“5년간 투쟁” 경고

4월에 전국노동자대회…취임 전후 진통 예상

일각선 “새 정권에 밀리지 않으려 강한 투쟁” 전망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차별없는 노동권, 민주노총 투쟁 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차별없는 노동권, 민주노총 투쟁 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민주노총 집회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 대처를 질타하면서 향후 불법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반노동적”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집회 관련 충돌로 인한 노정갈등 악화 가능성도 우려된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인수위는 전날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선별적 법 집행으로 국민 신뢰를 잃지 않도록 불법 집회에 대해 일관되고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찰도 향후 민주노총의 불법 집회에 대한 대처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인 만큼, 방역수칙상 허용 인원(299명)을 넘어 진행되는 대규모 집회를 강력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해 7·3 전국노동자대회, 10·20 총파업 집회, 11·13 전국노동자대회 등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10월 총파업 집회와 11월 전국노동자대회 때에는 2만명 이상이 집결했고, 올해 1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도 1만5000여 명(이상 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경찰과 서울시의 집회 불허에도 민주노총은 집회 직전에 집결 장소를 공지하는 ‘게릴라식 전략’으로 집회를 강행했다. 당시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집회 주변을 둘러싸거나 불법 집회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방송했지만, 강제로 집회를 해산하려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때문에 보수단체 집회와 대응에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집회를 엄정하게 수사해 왔지만, 앞으로는 수사와 병행해서 현장에서도 엄정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나. 향후 계획을 검토할 것”이라며 “방역수칙 위반 사항뿐만 아니라 법 위반에 대해서는 엄하게 대처할 것”라고 말했다. 다만 강제 해산 방침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부터 “반노동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24일에는 주요 단위노조 대표자 1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 모여 투쟁을 선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중단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오는 4월 28일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무력화를 저지하기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 나서는 등 윤 당선인 취임 전후로 노정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인수위를 향해 행진하고 투쟁 계획을 세우는 등 새 정권에 밀리지 않기 위해 강한 투쟁을 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도 세월호 사태로 정권을 무력화한 적이 있기 때문에 계속 투쟁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노총에서는 집회 관련 인수위의 지적 사항에 대한 반감이 큰 분위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찰에 기습 연행돼 구속됐던 터라, 미온적 대처라는 지적이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