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규모
구미에 4만2716㎡ 부지 매입
반도체 시장 웨이퍼 수요 급증
안정적 소재 공급·경쟁력 확보
SK그룹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이 1조원을 들여 경북 구미에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증설한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과 공급망 교란으로 반도체 필수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도 공급난이 우려되는 상황에 이뤄진 투자다. 국내 유일 웨이퍼 기업인 SK실트론의 증설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하고 점유율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실트론은 “본사가 위치한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에 향후 3년간 총 1조495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라며 “세계 반도체 시장의 웨이퍼 수요 급증과 고객사의 지속적인 공급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2017년 SK그룹 편입 이후 반도체 역량 강화와 함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통큰 결단이 이뤄졌다. 공장 증설 부지 규모는 4만2716㎡(1만2922평)이며 부지는 LG디스플레이와 대성가스로부터 매입했다. 300㎜(12인치)웨이퍼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오는 2024년 상반기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증설로 1000여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되며 구미 지역의 경제 활력 제고 및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를 비롯해 통신, 전기차 시장 등의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반도체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공장 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기판에 쓰이는 웨이퍼도 수요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SK실트론도 지난 2년 간 매월 최대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 기판을 만들기 위한 동그란 원판 형태의 핵심 소재다. 웨이퍼 시장은 매출액 기준 글로벌 5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일본 섬코와 신에쓰화학이 절반을 차지한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 웨이퍼 제조사로 300㎜웨이퍼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보이며 3위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정하는 ‘국가핵심기술’, ‘소부장 으뜸기업’ 등으로 꼽힐 만큼 뛰어난 제조·기술·품질 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
섬코와 신에쓰화학 등 주요 기업들이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웨이퍼 수요를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섬코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300㎜ 웨이퍼의 경우 오는 2026년까지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올해 1월 미국 상무부는 150여개 반도체 공급망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웨이퍼의 공급 부족을 꼽기도 했다.
예상되는 공급 부족에 글로벌 웨이퍼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증설 투자를 발표하는 등 투자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는 독일 실트로닉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독일 정부가 반도체 기술 안보를 이유로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SK실트론의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산 설비 확대 역시 이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은 “이번 증설 투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민첩한 대응을 위한 도전적인 투자”라며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혁신으로 고품질의 웨이퍼 제조 역량을 갖춰 글로벌 웨이퍼 업계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