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정신은 광주와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정신의 분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동시대적, 탈국가적 시각으로 ‘광주정신’을 재조명하고 공동체와 연대를 재규정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내년 4월 개막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이숙경(53)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광주비엔날레의 전시 방향성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 달 21일 한국에 도착한 이 감독은 광주비엔날레 전시 기획와 구현을 위해 5·18민주화운동과 깊이 연관된 광주의 역사적 장소와 풀뿌리 대안 공간은 물론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만났다. 10일간의 현장 조사 기간 동안 다층적인 문화예술 생태계를 접하며 다가올 광주비엔날레의 전시 방향을 구상했다.
이 감독은 “광주라는 지역과 큰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그 중심에 ‘광주정신’을 뒀다”며 “광주정신이 무엇인지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고 새로운 재해석의 여지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정신의 시작이 아니라 광주정신이 분출된 것이다. 광주정신을 탈국가적, 탈시대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20년 넘게 ‘이주민 큐레이터’로 활동해온 이 감독은 개인 경험에 기반한 비서구권 시각을 담은 ‘탈국가적 큐레이팅’ 방법론을 추구하며 한국과 아시아 미술을 유럽의 동시대 미술 현장으로 유입시키는 데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그 연장선상에서 광주정신에 대한 탈국가적인 재조명과 재해석을 담아낼 계획이다.
이 감독은 “행성적 차원의 위기인 인종과 계층 차별, 위기 상황으로 진단되는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등의 사회적 현안을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최지 광주를 중심이자 방법론으로 삼으면서 광주의 국제적 위상을 재정립할 것이며, 비서구적 관점에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정신을 녹이면서 중심 대 주변이 아닌 관계의 전환, 평등한 연결, 더 나은 인류 공동체를 위한 광주 만의 메시지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2023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 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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