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페이스북(스티븐 레빈 지음, 노승영 옮김,부키“)=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북극성이 있습니다. 바로 메타버스를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2021년 10월28일 마크 저커버그는 가상현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선언했다. 당시 빅테크 페이스북 이용자는 세계인구의 절반 가량인 35억8000만명. 플랫폼 제국은 왜 이런 결정을 한 걸까? 구글의 내부를 속속들이 파헤친 ‘인 더 플렉스’로 잘 알려진 저널리스트 스티븐 레비가 이번엔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을 탐색했다.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 2인자 미셸 샌드버그 등 전현직 임직원들, 동업자와 경쟁자 등 외부 관계자까지 3년간 300여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다. 레비는 수많은 유사 소셜네트워크 기업들을 제치고 페이스북이 어떻게 최강자가 됐는지, 플랫폼 제국으로 가는 과정에 어떤 공과가 있는지, 이들이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인지 낱낱이 해부한다.저자는 구글조차 2주 걸리는 일을 페이스북은 하루에 네댓번 새 코드를 선보이는 놀라운 속도에 주목하는데, 이는 “끊임없는 개선과 반복을 통해 만들어가는” 엔지니어링 마인드셋, 해커방식으로 설명된다.경쟁사 인수, 베끼기는 페이스북의 경쟁전략. 저자는 최근 몇 년간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이 어떤 의미이든 얼마나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임을 강조한다. 책은 촘촘하고 면밀하게 페이스북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서술해나가는데, ‘저커버그 스타일’을 보여주는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에리히 프롬 지음, 장혜경 옮김, 김영사)=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사유와 탁월한 통찰을 보인 프롬의 미발표작을 그의 조교이자 정신과 전문의 라이너 풍크 박사가 엮어냈다. 베스트셀러 ‘사랑의 기술’에서 관계의 사랑을 보여준 프롬은 이번 작품에선 보다 근본적인 삶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프롬은 대량생산시스템, 기계, 기술, 물질 등이 우리를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 채워지지 않을 사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삶을 사랑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이 된 사물은 삶에 대한 인간의 관심과 사랑을 부수고 공허하게 만든다. 인생의.가장 큰 기뿜은 그런 사물이나 장치가 없어도 느낄 수 있다는 사실과 능력을 사람들이 잃어가고 있다는 데 프롬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삶을 사랑하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프롬에 따르면, “망상을 버리고 타인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사람, 계속 밖으로만 나다니지 말고 자신에게 가는 길을 배울 수 있는 사람, 생명과 사물의 차이를, 행복과 흥분의 차이를, 수단과 목적의 차이를,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과 폭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삶에 대한 사랑을 향해 이미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사물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을 탐색하는 데서 삶에 대한 사랑은 시작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다. 세계는 최대의 경제성을 목표로 개인을 집단 구성원 형식에 맞게 재단해 나가기 때문이다. 자본과 물질에 더 종속돼 무의미한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들에게 프롬의 통찰은 시간의 간극을 넘어 깊은 울림을 준다.
▶호르몬 찬가(마티 헤이즐턴 지음, 변용란 옮김, 사이언스북스)=여성의 호르몬 주기에 관한 독보적인 과학자 헤이즐턴이 여성과 호르몬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넘어선 색다른 과학적 견해를 제시한다.저자는 남성과 여성의 호르몬 주기에 대한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남자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여성은 조롱을 받는다. 일부에선 여성 호르몬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모성성과 여성성으로 귀결, 좋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헤이즐턴은 호르몬 지능을 이해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호르몬이 짝짓기 욕망이나 경쟁적인 충동, 임신 이후 벌어지는 신체와 행동의 변화, 번식을 넘어 또 다른 자유로운 경험과 완경 이후까지 독특한 인생 경험을 거치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저자는 남성, 여성 모두 행동 양식에는 생물학적 기반이 존재하며, 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새로운 유형의 페미니즘, 다원주의 페미니즘을 주장한다.호르몬 분비의 기원과 작용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호르몬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고 성과 젠더에 관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자는 호르몬의 주기가 5억 년 진행된 인류 진화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저자는 조상 여성들의 배우자 선택 전략부터 짝 쇼핑, 가임기 숨김 기능 등 호르몬의 놀라운 지능을 소개하며, 특히 현대여성들은 호르몬 조절을 통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을 보고한다. 과학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르몬 지능에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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