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82조원에 액티비전블리자드(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전 세계에 잘 알려진 게임 소프트웨어회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프로세싱 역량과 홀로그램 등 가상현실 기술에 블리자드의 게임 콘텐츠와 IP를 더해 게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의 메타버스사업에서 진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블리자드 인수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가상융합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의 핵심적인 경쟁력 역시 결국 콘텐츠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서비스의 기술과 운영적인 측면이 고도화되더라도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없는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 서비스 운영자들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자체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플랫폼상으로 양질의 콘텐츠들이 공급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콘텐츠 제공자(크리에이터)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서비스 기술 및 고도화 역시 콘텐츠 제공자들이 쉽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 및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행 국내 법령 및 제도 중에는 콘텐츠의 유통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정비 및 개선이 시급한 부분들이 있다.

변화된 콘텐츠 유통 환경을 고려한 저작권법 등 관련 지식재산권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콘텐츠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즉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은 지난 2006년 저작권법 전부 개정 이후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오면서 온라인을 통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없는 광범위한 저작물의 유통이나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처리 등 새로운 기술과 방식을 통한 저작물의 이용 등에 있어서 창작자와 이용자의 권리 및 의무를 적절히 규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이 지난해 1월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데이터마이닝을 위한 일련의 저작물 이용 행위에 있어 저작권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의 정보 분석을 위한 복제, 전송의 허용 규정 ▷실시간 인터넷 영상 송출과 같이 최근 확대되고 있는 저작권 이용 행위를 포섭하기 위한 디지털 동시 송신 개념 도입 ▷유튜버, 인스타그래머, 크리에이터 등 그 초상권 자체가 재산적 가치를 지니는 경우 이를 보호하기 위한 초상 등 재산권 도입 등을 포함한다. 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유통 환경에서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통한 추가적인 콘텐츠 제작 촉진 및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

게임 및 비디오 등 콘텐츠에 대한 등급 분류 제도 개선도 중요한 현안이다.

예를 들어 현재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에 따르면 비디오물(영상콘텐츠)은 무상 콘텐츠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등급 분류 심사가 의무적으로 요구된다. 등급 분류 심사에 소요되는 기간으로 인해 콘텐츠의 국내 유통이 지연되고, 특히 송출시기가 핵심적인 영상들은 사실상 배포가 곤란하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이에 정부는 2020년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과 과제 정책 발표를 통해 사업자들이 온라인 유통 비디오물을 영등위를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등급 분류하고 사후적으로 규제를 받도록 하는, 이른바 ‘자율등급제’ 도입을 제시한 바 있다.

그 이후 현재까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사업자 의견 수렴 및 유관 부처 협의를 거쳐 신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

4차산업 시대에도 콘텐츠 개발 및 유통 활성화는 어떠한 기술의 발전보다 더 큰 경쟁력의 원천일 수 있다. 콘텐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그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정비가 절실하다.

노태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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