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좀비정치’ 펴내
대선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주요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태다. 녹취록 비방전과 실현가능성 없는 선심성 공약 쏟아내기 등으로 어지러운 대선판을 진보논객 강준만은 ‘좀비 정치’로 부른다. 소통이 안되고 사고능력이 없으면서 상대를 물어뜯는 공격성을 보이는 좀비 속성 그대로라는 얘기다.
강준만은 인물평론집 ‘좀비 정치’(인물과사상사)에서 이재명의 ‘깡’정치와 윤석열의 리더십을 집중 분석한다.
우선 강준만은 이재명 지지자를 세 유형으로 나눈다.
아프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은 사람들이 갖는 ‘아픔의 연대 의식’ 유형과 이재명을 한국 사회의 대대적인 구조 개혁의 적임자로 보는 유형, 이재명이 실용적인 개혁에 능할 것이라고 보는 유형 등이다.
강준만은 가진 것 없는 사람이 홀로 세상과 맞서고 투쟁하며 외롭게 쌓아온 데 대한 지지는 “한국인들에겐 꽤 잘 먹히는 논변이지만, ‘개천에서 난 용’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자격이라는 식의 감동 스토리를 모든 사람이 지지하는 건 아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와 관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공론화한 주역인 김경율의 인터뷰를 인용한다. “대장동 사업은 모두 자신이 설계했다. 아무 위험이 없었다 해놓고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하는 걸 보라. 건설 사업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사익 추구를 엄단하겠다고 했던 이 지시가 ‘성남의 뜰’은 페이퍼컴퍼니였다고 당당히 소개한다. 극단적으로 모순된 양태를 그때그때 확신에 찬 발언과 행동으로 밀어붙인다. 공공의 영역에 있을 사람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강준만은 이재명을 구조개혁 적임자로 보는 지지자 유형의 특이성에 주목한다. 이들은 비판자들이 반대하는 그 지점을 지지한다. 즉 ‘깡’이 있다는 것이다. “어설픈 관용과 용서는 참극을 부른다”는 이재명식 정치를 반대론자들은 우려를 나타내지만 지지자들은 화끈한 비타협주의와 냉혹함을 사랑한다. 일의 추진력과 파괴력을 사랑하며 도덕성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강준만은 이재명의 성공비결은 사실 그동안 ‘할 수 있는 일’만 해온 데 있다며, “국정운영에서 실험은 곤란하며 실패가 낳을 수 있는 재앙에 대한 책임윤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준만은 윤석열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들여다본다.
저자는 우선 더불어민주당측이 일제히 겨냥하는 ‘검찰 정권’이란 수사와 관련, 양쪽 선대위의 검사 출신 숫자가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이쪽은 착한 검사, 저쪽은 나쁜 검사라는 구분법을 따진다.
이와 관련, 조국사태는 분수령이 된다. 문재인 정권은 그렇게 목숨을 걸다시피해서 검찰 개혁을 이뤄냈고, 공수처를 탄생시켰다. “그간 나쁜 검사들은 쫒아냈거나 숨죽이게 만들었으니, 이젠 정의롭고 공정한 검사들의 활약상을 우리는 보고 있는 건가?”가 그의 질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부정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지난 12월13일) 결과, 공수처의 중립성과 수사 효율성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70퍼센트를 넘었다는 점을 제시한다.
말하자면, “‘검찰 정권’의 탄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분노와 공포는 ‘누워서 침 뱉기’”라는 것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윤석열은 검찰과의 거리 두기가 필요한데, 좀 눈치가 없다는 것이다. 검사 경력을 내세우며 “당선 즉시 흉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낡은 생각을 드러내며 민심을 못읽고 있다고 지적한다.
강준만은 “한국 정치가 자주 이전투구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건 법조인 출신 과잉과 무관치 않을지도 모른다. 이공계 출신 인력을 우대하면 안되는가?”며, 인적 구성의 다양성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그는 윤석열에 대해 “늘 보기에 딱하다.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을 모른다. 공개되지 않는 사랑방 잡답회 수준의 언어를 언론 앞에서도 그대로 구사함으로써 자주 화를 자초한다.”며 미숙함에 답답함을 표한다. 특히 그의 노동관과 관련, 어느 날엔 한국노총의 친구가 되겠다며 공공기관 노동 이사제에 찬성 입장을 밝히고, 다음 날엔 친기업적 메시지를 보내는가하면, ‘120시간이라도’‘개선 대신 철폐’ 등 윤석열에게 노동문제를 해결할 생각과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강준만은 이준석, 김종인 사태를 통한 윤석열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살폈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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