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이 무산되면서 증시가 출렁거리고 있다. 건설과 중공업분야에서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 계획이 취소되기는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합병 계획 자체에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합병 무산이 주가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1시40분 현재 각각 5.99%, 7.61% 넘게 동반 급락 중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이 좌초한 것은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17일까지 신청한 주식매수청구 현황을 집계한 결과 합병 반대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액이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식회사의 합병·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을 때 반대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해달라’고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합병을 발표하면서 주식매수 청구액이각각 9500억원(15.1%)과 4100억원(16.0%)을 넘어서면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주식매수 청구액이 삼성중공업 9235억원, 삼성엔지니어링 763억원으로 모두 1조6299억원에 달해 회사 입장으로선 부담이 너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무산은 오히려 다행이라며 삼성중공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합병은 해양 부문을 키우는 등 사업적인 이유에서 추진됐지만, 실제 합병을 한다 해도 사업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자금여력이 있는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이 실제 추진되면 부정적인 해양산업 전망과 능력 대비 과도한 외형, 그리고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계열사 간 합병으로 삼성중공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크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두 회사의 합병 차질이 그룹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배구조개편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아닌 변방에 있는 계열사여서 그룹 지배구조와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룹 전체 소유구조의 아랫단에있는 기업이어서 이번 합병 무산이 지배구조 진행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조만간 재합병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중공업 측도 앞으로 합병을 재추진할지 여부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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