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재판 중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 수감

출소 이후 1심 결과 알게 돼 즉각 항소

항소심은 “항소 기간 지났다”며 각하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민사재판 도중 교도소에 갇혀 해당 1심 판결의 결과를 몰랐다면, 선고 2주가 지났어도 항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 복합상가 번영회가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출소 이후에 진행 중이던 소송의 1심 판결이 있었단 사실을 알았으므로, 해당 판결 후 2주가 지났더라도 항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과실 없이 제1심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므로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 항소를 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1심 법원이 판결문을 B씨가 수감 중인 교도소장에게 보내지 않고, B씨 주소지로 보낸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추완 항소란 원래 1심 판결 후 2주 이내인 항소 기일을 넘겨도,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항소를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 역시 불가피한 사유가 없어진 후 2주 이내에 해야 한다.

A 번영회는 2017년 9월 B씨를 상대로 약 600만원의 상가관리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B씨는 같은 해 10월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됐고, 1심 법원은 11~12월 두 차례의 변론기일 후 2018년 1월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2018년 8월에 출소한 B씨는 출소 후에야 판결문을 받았고, 곧바로 1심 법원에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B씨의 항소가 부적법하다며 이를 각하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가 수감 전 법원에 이의신청까지 하는 등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설령 구속이 되었더라도 소송 진행 상황을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가 제1심판결의 선고 사실을 알지 못해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B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B씨가 항소기간 도과 후에 제기한 이 사건 추완 항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