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와인, 상그리아·뱅쇼로 만들어볼까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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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류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것은 와인이다. 집에서 와인을 마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렴한 와인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구매하는 경우도 급증했다.

하지만 구입한 와인이 맛이 없거나 선물로 받은 와인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난감해진다. 이럴 때에는 와인에 과일을 넣고 ‘뱅쇼(Vin chaud)’와 ‘상그리아(Sangria)’를 만들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카페 메뉴로 등장하거나 시중에 출시되는 제품을 통해 더는 낯설지 않은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남은 와인, 상그리아·뱅쇼로 만들어볼까 [식탐]
뱅쇼(왼쪽)와 상그리아(오른쪽). [123rf]

따뜻하게 vs 시원하게=프랑스어로 ‘뱅쇼(뱅 vin=와인, 쇼 chaud=따뜻하다)’는 겨울에 따끈하게 끓여서 마시는 와인을 말한다. 유럽 전역에서 사랑받는 만큼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다르다. 프랑스에서는 뱅쇼, 독일에서는 ‘글뤼바인(Glühwein)’, 이탈리아권에선 ‘비노칼도(Vino Caldo)’, 미국에서는 ‘멀드와인(Mulled Wine)’이라고 부른다. 뱅쇼는 우리가 겨울철 생강차나 유자차를 즐겨마시는 것처럼 추운 북유럽인들이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즐겨마시던 차다. 주로 비타민C가 풍부한 감귤류를 넣어서 끓인다.

반면 상그리아는 스페인의 전통 와인칵테일을 일컫는다. 태양이 뜨거운 스페인에서는 뱅쇼 대신 차가운 상그리아를 마시며 향신료 없이 와인에 잘게 썬 과일을 담가 숙성시킨다.

▶감기예방용 낮은 도수 vs 홈파티용 칵테일=뱅쇼와 상그리아의 또 하나의 차이점은 ‘도수’다. 뱅쇼는 냄비 뚜껑을 열고 끓이기 때문에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일반 와인보다 5도 정도 낮아진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또한 피로해소나 감기예방을 위해 마시는 음료로, 주로 크리스마스나 가족행사에서 마신다. 반면 상그리아는 지인들과 함께하는 홈파티용 칵테일로 자주 사용된다.

▶향신료 vs 탄산수나 주스 첨가=뱅쇼에는 각종 향신료가 들어간다. 지역마다 레시피가 달라지지만 공통적으로 계피를 가장 많이 넣으며 정향·팔각 등도 이용된다. 상그리아는 기호에 따라 시원한 탄산수를 넣어 마시거나 과일주스를 첨가한다.

스위트 레드와인 vs 과실향 와인=상그리아나 뱅쇼 모두 고급 와인보다는 마시나 남은 와인이나 1만~2만원대 데일리 와인을 사용하면 좋다. 와인 본연의 맛보다 향신료나 과일 등 첨가되는 재료의 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뱅쇼는 주로 달콤한맛이 나는 레드와인을 사용한다. 특히 떫은맛이 적은 와인일수록 맛있는 뱅쇼를 만들수 있다. 상그리아는 과실향이 풍부한 레드와인을 주로 사용하지만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와인을 넣어 만들기도 한다. 보통 오렌지와 사과 등을 많이 넣으며, 과육이 무르지 않은 과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남은 와인, 상그리아·뱅쇼로 만들어볼까 [식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