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암벽 등반을 하다가 안전 사고로 인해 사망할 경우, 그 책임을 관리 주체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4민사부(이종언 부장판사)는 국립공원에서 암벽 등반을 하다가 낙석에 머리를 다쳐 사망한 A(56) 씨의 유족들이 공단의 관리소홀 책임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유족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3월 북한산국립공원 내 인수봉 부근에서 암벽 등반을 하던 중 낙석에 머리를 맞아 외상성 두개내 출혈(추정)로 사망했다. 이에 유족들은 봄철에는 바위를 지탱하는 흙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지지력이 떨어져 낙석의 위험성 등이 있는데도 북한산국립공원의 점유ㆍ관리자인 공단 측이 낙석 방지 지지대 설치나 등반 금지 등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A 씨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A 씨의 장례비는 물론 사망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 약 2억50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공단에 소송을 걸었다.
재판부는 “공단 측이 북한산을 관리하는데 요구되는 방호조치를 다 했다고 본다”며 “해빙기에 공원 등산로 또는 등반로를 차단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공단 측에 이 사고 발생에 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 기각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공단 측이 북한산국립공원 내 급경사지나 암벽 등 낙석의 위험이 있는 지점에는 등산 또는 암벽등반을 하는 등산객들에게 낙석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안내표지판을 설치했다”며 “사회 통념상 북한산국립공원처럼 암벽ㆍ암릉 등의 바위가 수백 개에 이르고 그 전체가 하나의 바위군락을 이루고 있어 인위적ㆍ자연적인 위험요소를 모두 찾아낸다거나 모든 암벽에 철망을 설치하는 등 낙석의 원인을 제거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