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감찰부, 尹 총장 시절 대변인 공용폰 포렌식
공수처, 대검 감찰부 압수수색 통해 관련 자료 확보
檢 내부, “편법으로 가져가…직권남용도 될 수 있어”
전 대검 대변인, “영장주의 훼손 및 언론 자유 침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수사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부담이 더 커졌다. 나아가 윤 후보가 총장 재직 시절 함께 근무한 대검찰청 대변인의 공용폰 추출 자료를 대검 감찰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사실이 알려지며 ‘하청 감찰’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5일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며 고발사주 의혹 관련 감찰자료를 확보했다. 공수처가 확보한 자료 중엔 대검 감찰부가 지난달 29일 윤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과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작성’ 등과 관련, 대검 대변인에게 받은 공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자료도 담겨 있다.
문제는 감찰부가 대검 대변인 공용폰을 임의 제출 받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감찰부는 법원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을 했고, 이 과정에서 전임 대변인들에게 통보를 생략했다. 이렇게 감찰부가 포렌식을 마친 대검 대변인 공용폰 관련 자료를, 공수처가 최근 압수수색으로 확보하면서 ‘하청 감찰’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영장 기재 내용대로 대검 감찰부로부터 포괄적으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을 뿐”이라며 자료 확보의 적법성을 주장했다. 대검 감찰부 역시 6일 밤 “대변인실에 협조를 구해 해당 휴대폰을 임의로 제출받았다”며 “이미 3회의 초기화가 진행된 상태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어 정보 주체에게 사후 통보를 할 여지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개별영장 발부를 통한 압수수색 형식이 아닌, 감찰부가 이미 확보한 자료를 우회해서 가져온 것이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검사장은 “외형상 압수수색을 바로 하지 않고 편법으로 가져간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며 “만약 강압적으로 제출받았다면 직권남용까지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변인 공용폰에 각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취재 활동을 감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윤 후보가 총장 재직 당시 대검 대변인이었던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대변인이 전속적으로 사용해 오던 업무용 휴대폰을 영장 없이 압수하고, 전임 대변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몰래 포렌식 한 감찰부의 조치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은 물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엄중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현재 윤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 중이지만, 마땅한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후, 지난 2일 그를 소환조사 했다. 손 검사의 소환 다음 날엔 또 다른 핵심 피의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조사 했다. 12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친 김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얘기는 이쪽이나 저쪽이나 없었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