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생 호객’에 비판 목소리도 많지만 문제없다는 의견도 -병원들 “수능후 고객 급증 시기인데 손놓고 있을 수 없어” -일부 학생 “시험 끝나면 수술 받기로 약속...동기부여도 돼”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이벤트 참여 시 수험표를 꼭 지참하세요∼.’
전국 각지의 성형외과가 수능 시험을 막 끝낸 학생들을 상대로 성형수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병원들이 할인 이벤트까지 내걸며 성형수술 호객행위에 나선 것은 심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지만,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도 있는 게 사실이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의 상당수 성형외과들이 인터넷 블로그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수능 할인 이벤트를 홍보 중이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고3 수험생 신분을 증명하면 70만원짜리 쌍커풀 수술을 45만원에 할인해준다는 등의 내용을 광고하고 있다.
특히 이 병원은 2명 혹은 4명의 수험생이 모이면 최대 20%까지 추가 할인을 해준다는 혜택을 내걸어, 결과적으로 수험생이 다른 수험생을 끌어모아 성형외과를 찾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전남 광주의 한 성형외과는 ‘이제는 수능 끝! 즐기세요∼’란 문구로 수험생들에게 90만∼180만원 쌍커풀 수술을 40∼140만원으로 할인해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병원은 수험표를 꼭 챙기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수능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원래 수험생들의 성형수술이 급증하는 시기이고 다른 병원에 고객을 뺏기지 않아야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는 곳이 많다.
경기 일산의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끼리 경쟁이 붙는 상황에서 손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병원 관계자는 “수능 직후 대학 입학까지 수술 부위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는 약 3개월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수술 문의를 해오는 학생과 학부모가 한창 많은 시기”라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정모(고2) 양은 “내년 수능 끝나면 수술을 하기로 부모님과 약속하고 ‘열공’ 중”이라며 “성형수술이 힘든 수험생활의 동기부여가 되는 측면도 있어서 수술을 좀더 저렴하게 받는 것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동안 성형 전후 사진 등 과도한 성형 광고가 필요 이상의 수술을 부추긴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10월 보건복지부 국감장에서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극장, 학원가 등 청소년 대상성형 광고는 단속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지난 8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미용 성형시술의 종류는 모두 134개에 달했다. 특히 인구 1만명당 성형 건수는 131건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 3위를 기록한 이탈리아(116건), 미국(65건)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