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자 규모 더 늘어날 듯

대형 PE들에겐 호재…중·소형PE들은 '대형사 쏠림현상' 우려

한국 투자 시장의 급성장에는 든든한 우군이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대형 연기금이 풍부한 보유 자금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 투자 시장의 생태계 확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국내외 대체자산 투자에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이 대체투자를 늘림에 따라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 등 관련 시장 또한 그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체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에 비해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나타내며, 투자대상으로 PE와 VC 등 사모투자와 부동산, 인프라 등을 칭한다.

20일 글로벌 투자전문 리서치기관 프레킨(Preqin)의 한국 대체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올해 10월 기준 운용자산(AUM) 7735억 달러 중 3.9%에 해당하는 300억 달러를 국내외 PE 자산군에 배분하고 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같은 기준으로 19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124억 달러를 PE 자산군에 투자하고 있다.

PE 자산 가운데 연기금의 배분 비중은 전체 AUM의 5.0%인 5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성장 여력 또한 충분한 것으로 프레킨은 평가했다. 연기금의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 확대가 향후 수 년 동안 국내외 운용사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7월 기준 919조원의 운용규모를 자랑하는 국민연금은 국내외 대형 운용사를 통해 대체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비중이 10.5%로 96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를 부동산과 인프라, 사모투자 부문으로 나눠 집행하고 있으며, 이 중 사모투자는 35조4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체투자 자산대비 37.4%에 달한다. 글로벌 운용사로는 KKR과 칼라일, 블랙스톤 등이 있으며, 국내 운용사는 스틱과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을 통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대체투자 부문에서 지난해 2.38%의 수익률을 거뒀고, 올해는 6.83%(잠정치)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대체투자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높은 비중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PE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다수 투자기관들은 주로 대형 PE만 상대를 하기 때문에 중소형 PE들은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라며 “이번 개정안으로 PE의 영향력과 규모는 확대되겠으나 국민연금과 KDB산업은행, 각종 공제회 등 대형 기관 LP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형 PE들로의 쏠림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number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