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내장 수술 알고 합시다!’라는 홍보캠페인 기사를 접했다.
무슨 내용인가 보니 생·손보협회와 대한안과의사회가 전국 안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백내장수술 환자의 소개·유인·알선 행위를 지양하자는 것이었다. 최근 실손보험금 청구간소화 논쟁 등에서 봐왔듯이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이례적으로 손을 잡고 공동 캠페인까지 벌였다니 어찌 된 일일까. 아마 최근 과잉 진료 논란의 불을 지피고 있는 일부 병원의 행보가 보험금 누수로 인한 전체 계약자의 보험료 인상 피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될 우려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것은 아닐까.
캠페인의 주요 목적은 주요 수술 건수 중 1위를 차지하는 백내장 치료 중 다초점렌즈 삽입술과 관련한 것으로, 일부 안과에서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브로커를 고용하거나 환자에게 수술비 일부를 환급해주는 페이백, 심지어 백내장 증상이 없는 환자의 수정체를 교체하는 이른바 생내장수술까지 상식적이지 않은 부당 사례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비슷한 사례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갑상선 결절 고주파절제술’이 있다. 절제술은 특수하게 제작된 가는 바늘을 이용해 갑상선에 생긴 결절을 고주파로 태우는 것인데 그 시술법이 비교적 간단해 갑상선 결절 치료에 자주 이용된다. 그런데 예전에는 결절이 작으면 경과를 지켜본 후 악성 진행 가능성이 있을 때에 한해 제한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작은 결절들을 경과 관찰 없이 제거하는 절제술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는 결절의 크기가 1㎝ 이상은 돼야 초음파내시경유도하세침흡인검사 등을 시행해 악성인 것으로 판단된 때에만 제거하고, 양성으로 확인된 때에는 2㎝ 이상 커질 때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예전에는 그냥 두고 지켜보던 결절을 꼭 제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학적으로 합당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고주파를 이용한 갑상선 결절절제술이 늘어난 데는 이 수술이 비급여라 비용을 병원과 환자가 협의해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도 20만~30만원 수준이었던 고주파절제수술비가 300만원까지 한다니 병원으로선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환자로서도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별다른 부담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고 별도로 수술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다. 그런데 문제는 두 사례 모두 일부 병원과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는 데 있다. 실손보험 통원의료비는 20만~30만원, 입원의료비는 5000만원까지 한도가 다르다 보니 1~2시간 이내로 수술이 끝나 귀가하고도 6시간 이상 입원한 것으로 병원이 허위 확인서를 발급하는 사례가 이를 방증하고 있고, 자동차 사고 ‘나이롱 환자’의 과다 진료 등으로 인한 자동차보험금 누수 문제는 더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린 고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마땅히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보험금 누수로 일부가 혜택을 본다면 반드시 그 대가는 다수의 선량한 계약자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염려는 감독 당국이 누수 방지 혜택을 보험사가 아닌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든든히 지켜보고 있다는 신뢰감을 줄 때 비로소 불식될 것이다. 오랜만에 두 손을 잡은 보험업계와 의료계의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건전한 사회안전망으로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후록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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