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 출입방법에 따랐다면 주거침입 아니야”

“간통 목적 출입은 주거침입죄 성립” 반대의견도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대법정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대법정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배우자가 집에 들인 불륜 상대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9일 주거침입죄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부부 일방이 승낙해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집에 들어갔다면, 설령 다른쪽 배우자가 승낙하지 않았을 상황이라 하더라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거주자의 주관적 사정만으로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에선 한집에 함께 사는 공동거주자 중 1명의 동의를 받고 집에 들어갔으나, 부재 중인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추정될 경우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이 경우 주거침입이 성립한다고 봤다. 이번 판결로 기존 판례는 변경된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A씨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 등은 “주거의 침입은 종전 판례와 같이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 주거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A씨가 피해자의 처와 간통할 목적으로 아파트에 출입한 것은, 부재 중인 피해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A씨는 2019년 7월부터 8월까지 자신과 교제 중인 B씨가 배우자와 거주하는 울산의 한 아파트에 이르러, B씨가 열어 준 현관 출입문을 통해 B씨의 주거에 총 세 차례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동거주자 1인의 명시적 승낙을 받고 주거에 들어갔으므로 침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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