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표 주택 정책, 10일 시의회 앞두고 갈등 지속

박원순 흔적 지우기에 민주당 중심 시의회 반발

내년 선거 앞둔 민심은 변수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옛 성동구치소 전경. [연합]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옛 성동구치소 전경. [연합]

‘박원순 전 서울 시장 흔적 지우기’ 논쟁이 뜨겁다. 서울에 남아있던 재건축 단지 낡은 아파트와 구치소 감시탑은 사라지게 됐다. 또 창신동 등 도시재생 사업지에도 재건축·재개발 기대가 뜨겁다.

개발을 가로막았던 규제도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했다. 7층·25층 등 층고제한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반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 의회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재건축·재개발을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하지만, ‘박원순 흔적 지우기’에 대한 비판과 저항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3일 충돌했다. 오 시장이 박 전 시장의 사업인 ‘태양광 사업’과 ‘사회주택’의 비리 가능성을 언급한 후, 민주당 의원들이 ‘박원순 지우기’라며 비판했고, 이에 오 시장이 다시 반발한 것이다.

이와 관련 7일 오전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한국사회주택협회 합동 기자회견도 열렸다. 시 의회에서 보여준 갈등의 2막인 셈이다.

주택 정책을 놓고 본격적인 시장과 의회의 힘 겨루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다. 오 시장이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준비 중인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공공기획 도입, 주민 동의절차 간소화 등은 오는 8일 시 의회의 도시계획관리위원회 검토, 10일 본회의 상정이 예정됐다.

하지만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최근 “시의회 심의를 받아야 추진할 수 있고 예산 문제, 제도적 과정이 있다. 주택 공급 문제가 단시간에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오세훈 표 스피드 공급’과 온도차를 보였다. 의회에서 해당 안건이 처리가 지연될 경우, 9월 하순으로 예정한 공공기획 후보지 1차 선정도 함께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오 시장의 공급계획도 시작부터 차질이 불가피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 시장의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는 계속되고 있다. 박 전 시장 시절 시행된 ‘근대문화 보존 흔적 남기기’ 재검토가 대표적이다. 개포주공·반포주공·잠실5단지 등 ‘아궁이 아파트’, 성동구치소의 감시탑·수감동 등 일부 시설물, 청량리 집장촌 등을 남겨두라는 전 시장 시절 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또 강남 개포동 구룡마을에 4000여 세대의 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던 박 전 시장의 계획도 사실상 무산시켰다. 서울시와 SH공사, 강남구는 2800여 세대의 주택과 의료, 연구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구룡마을 계획을 원안대로 확정할 예정이다. 박 전 시장의 수정안을 지운 것이다.

이 같은 정책에 해당 지역구 내 민주당 의원들도 사실상 찬성하는 모습이다. 내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의 비판과 반발을 무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문병훈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의원은 “지금의 주택 문제가 그동안 공급을 못해서 발생했고,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시장과 의원들의 소속을 떠나 같은 생각”이라며 “다만 (흔적 지우기 및 활성화 정책 등) 일부 정책 추진에서는 중간점을 찾는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