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현(1935~)의 작품은 과거 전위적 실험을 통해 군사정권에 저항했던 작가의 청년 시절처럼 거친 이면이 존재하는 듯하다. 청년 하종현은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남대문시장을 전전하다 마포를 발견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독창적 기법을 개발한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재료와 기술적 실험을 통해 완성되며, 진흙과 지푸라기를 배합해 바르는 흙벽, 삼베로 짜내는 한약의 진액 같은 한국의 정서가 녹아 있다. 올이 굵고 거친 마대 뒷면에 물감을 밀어넣고, 짜내고, 긁어내는 작업 속에는 작가의 육체적 노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대를 비집고 나온 물감은 노동집약적 행위를 통해 또다시 변주되며, 거친 마포와 두터운 물감 레이어의 질감이 담긴 추상적 구성으로 완성된다. 하종현의 대표작 ‘접합(conjunction)’은 오는 8일까지 진행되는 헤럴드아트데이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서 만날 수 있다.

장소연 헤럴드아트데이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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