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지따라 상황 달라질 수 있어”

응급실 인력 남겨 ‘안전한 파업’ 진행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다음달 2일부터 필수인력을 남기고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합]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다음달 2일부터 필수인력을 남기고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는 9월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조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2일 파업까지 남은 6일 동안 정부가 노조의 요구 사항에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내달 2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보건의료노조의 대정부 요구사항은 공공의료 확충과 인력 확대, 처우 개선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 시설·장비·인프라 구축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 전담 간호사 지원제도 전면 확대 ▲5대 불법의료(대리처방, 동의서, 처치·시술, 수술, 조제) 근절 ▲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위한 평가 기준 강화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 ▲의사 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 등 8가지다.

노조에 따르면 총파업 투쟁 찬반투표에 조합원 5만6091명 중 4만5892명이 참여, 4만1191명이 찬성했다. 투표율 81.82%에 찬성률이 89.76%에 달한다.

노조는 “파업이 예고된 9월 2일 전까지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는가에 따라 전면 파업은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사전에 극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으나, 아직 차기 교섭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노조는 파업 중 환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필수인력을 배치해 ‘안전한 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전담치료병동과 선별진료소 인력은 “필수 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업에 동참한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가 반수 이상(63.4%)을 차지하며, 그 외에는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사무 행정 원무 담당자, 물리치료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의사는 빠져있다. 노조 추산에 따르면 의사를 제외한 전국 보건의료노동자는 80여만 명인데, 이중 노조원은 5만6000여 명이며 필수의료종사자를 제외하면 4만여 명 수준이다.

앞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난 23일부터 여야 당대표와 정은경 질병청장을 잇따라 만나 면담했으나 공공의료 및 보건 인력 확충 요구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도 노조는 약 11시간에 걸쳐 복지부와 11차 노정실무교섭을 벌였으나 여전히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확충의 핵심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