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증거인멸 무죄→2심서 유죄로 뒤집혀

조국 전 장관도 같은 혐의로 1심 재판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정경심 교수에 대한 증거인멸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며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1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는 11일 오전 업무방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1061만원도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1심에서 유무죄로 판단한 대부분을 그대로 인용하면서도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에게 자택의 하드디스크 및 동양대 PC를 따로 보관하게 한 혐의(증거은닉교사)는 1심과 달리 유죄를 선고했다.

형법상 증거은닉죄는 자신의 범죄와 관련된 증거를 직접 은닉한 경우 처벌할 수 없다. 1심에서는 김씨의 범행이 김씨와 정교수가 공모한 만큼 자신의 증거를 은닉한 정교수를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항소심은 정교수가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라도 타인을 일방적으로 시켜 은닉하도록 한 경우는 증거은닉 교사죄로 처벌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증거를 은닉한 김씨는 정 교수의 부탁 외에는 증거은닉을 할 동기가 없었다”며 “원심은 정 교수와과 김씨가 공동정범이라는 것인데 교사범에 해당한”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PC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숨길 수 있음에도 굳이 김씨에게 지시한 것은 방어권 남용”이라며 정 교수를 꾸짖었다.

이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같은 혐의로 1심이 진행 중인 정 교수의 남편 조 전 장관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김씨가 저장매체를 숨길 2019년 8월 당시 전반적인 정황을 사전에 정교수와 공모해 실행한 혐의로 현재 1심 재판을 받고있다. 당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과 마주친 김씨는 그로부터 “아내 도와줘 고맙다”는 말을 들은 바도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시켜 증거은닉을 한 혐의에 대해 정교수와 조 전 장관이 공모했다는 점은 1심에서도 인정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