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법 개정안 두고 정부 내 설전

금융위 “코로나19 상황에서 논의 부적절”

與 “한은 역할 강화돼야”…진통 불가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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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여당이 현재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으로 정책목표를 한정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역할을 고용시장 안정으로까지 확대하고 조직을 키우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 등 다른 부처가 반대 의견을 여당에 제출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기재위는 최근 김주영·양경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한국은행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상정하고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시작했다. 현행법은 한국은행의 정책목표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마저도 금융안정의 경우 ‘유의해야 한다’고만 명시해 사실상 물가안정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경기안정에 나서야 한다며 역할 강화를 강조해왔다. 특히 윤호중 원내 대표는 지난 4월 “한국은행의 역할이 부족하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은의 역할 강화를 두고 금융위는 “코로나19 위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관 간 이견의 소지가 있는 사항을 논의하는 것은 관계기관 공조 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국회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확정된 역할분담을 다시 조정하는 것은 부처 간 충돌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역할 강화와 함께 한은 내 5명으로 이뤄진 부총재보를 7명으로 확대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서 금융위는 “한은은 감사원 감사에서 수차례에 걸쳐 비효율적인 조직·인력 운영이 지적됐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조직 확장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용시장 안정 역할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도 반대 의견을 냈다. 기재부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통화정책의 일관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한은의 통화정책 수단으로 고용안정을 달성하기 어렵고, 오히려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정책의 우선순위 충돌 등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은의 적극적 대응을 위해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여당 의원 다수의 생각”이라며 “그러나 법 개정 과정에서 금융위 등 그간 한은과 신경전을 벌여온 다른 기관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부처들의 이기주의 탓에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