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들 파견법 따라 직접 고용해야
7년 법정 다툼 끝에 “직접고용의무 있다” 결론
“현대위아, 하청업체에 직·간접적 지시로 지휘”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현대차그룹에 자동차 엔진을 생산·납품해 온 ‘현대위아’가 2년 넘게 근무해 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8일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강모 씨 외 63명이 현대위아를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에 따라 현대위아는 사내협력업체에 소속돼 2년 이상 일하거나, 기존 계약과 다른 업무를 해 온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현행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파견근로자들이 2년 넘게 일을 하거나,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에 투입됐을 시 사업주가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현대위아는 작업표준서 등을 통해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공정에 투입할 부품 및 조립방법 등에 관해 직·간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현대위아가 계획한 전체 엔진 생산 일정 등에 연동해 작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들은 현대위아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강씨 등이 수행한 엔진 조립 업무 외 다양한 업무에 대해 별도 도급비가 지급된 점 등을 들어, 현대위아와 사내협력업체가 구체적으로 업무 범위를 한정해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씨 등은 2014년 “현대위아와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 계약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현대위아가 2년을 초과해 근로자들을 사용했고, 파견업무 범위를 벗어나 일을 시켰기 때문에 직접 고용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위아는 “엔진 생산공정 중 일부인 조립공정을 특정해 사내협력업체에 도급했고, 강씨 등은 현대위아가 아닌 사내협력업체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맞섰다.
1심은 강씨 등이 현대위아 소속 공장에 파견돼 직접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보고, 직접 고용 의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현대위아가 제공한 작업표준서 등에 따라 해당 조립업무를 수행한다”며 “근로자들에게 작업표준서 등과 달리 엔진조립을 할 재량이 없음을 감안하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항소심도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엔진 조립 업무 중 하자 발생 시 즉시 카카오톡에 사진을 올려 현대위아 직원에게 보고하고, 현대위아 직원이 대응방안을 결정해 그에 따른 조치를 지시한 것을 비롯해, 작업량과 설비청소·점검, 연장근무 여부까지 직접적으로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설비청소, 공장 청소, 도색작업 등은 사내협력업체의 업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대위아의 업무”라며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 제공 자체에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하나의 징표라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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