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신장병 환자, 회전문 사고로 수술 후 치료중 사망

병원은 부주의 강조…유족, 법률구조공단 두드려 소송

법원, ‘인과관계’ 인정 병원에 배상책임…40%로 제한

자동회전문.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
자동회전문.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지병으로 입원 중 병원 자동회전문에 부딪쳐 넘어진 뒤 치료를 받다 사망한 신장병 환자의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 배상을 받게 됐다.

2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 박정진 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B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25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말기 신장병으로 B의료법인이 운영하던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A씨(사망 당시 70세)는 2018년 6월 병원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자동회전문을 통과하다가 회전문 날개에 부딪쳐 넘어졌다. 충돌 사고가 발생했지만 날개가 계속 작동해 A씨를 건물 바깥으로 밀쳐냈고, 이 사고로 A씨는 전치 9주의 대퇴골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이 사고로 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고 요양병원으로 옮겨진 뒤 2주 만에 숨을 거뒀다. 직접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이고, 중간 사인은 말기 신장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 유족들은 B의료법인이 운영하던 병원에 간호비와 장례비, 위자료를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환자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라며 거절했고, 유족들은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해 소송을 냈다.

병원 측은 재판에서 “해당 자동회전문은 건축법 및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치되고 운영됐다”며 급성 심근경색이 직접 사망원인인 만큼 자동회전문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회전문 근처에 ‘노약자와 어린이는 보호자와 동반해 이용해달라’는 안내문구가 있었으므로 A씨의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병원 내부 폐쇄회로(CC)TV 동영상 감정을 신청해 자동 회전문의 전자감지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점을 증명하고, 병원 측이 시설물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에서 A씨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감정의는 “신장질환이 있는 A씨가 회전문 사고로 대퇴골을 다쳤을 경우 사망률과 합병증 위험성이 높아진다”며 “2개월 투병 끝에 사망한 점에 비춰 회전문 사고가 사망에 미친 영향은 40% 정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감정했다.

박 판사는 이를 바탕으로 B의료법인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B의료법인의 책임을 40%로 제한하고 2250여만원을 A씨 유족에게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