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중저가 상승세 속 신축도 오름폭 여전
서대문구 아파트 59㎡ 면적 실거래가 15억원 넘긴 첫 사례
서울 25개구 중 12곳서 소형 15억 넘겨
전세난도 매매가격 올리는 불안 요인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강북권의 소형 아파트 매매가가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서대문구에서 전용면적 59㎡(24평형)가 처음으로 15억원대에 거래됐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절반인 12개구에서 소형아파트 실거래가가 대출금지선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재건축,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지역 시세를 이끄는 이른바 ‘대장주’ 신축 아파트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새 아파트의 경우 소형 평형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양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4단지 전용 59.9㎡는 지난달 7일 15억25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서대문구에서 해당 면적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5억원을 넘긴 첫 사례다.
4개 단지로 구성된 e편한세상신촌의 전용 59㎡는 지난해 하반기 13억원대 중반에 거래되다가 올해 1월 14억원을 넘어섰으나 매수세가 끊기며 지난 3~4월 13억원대 간간이 거래되는 데 그쳤다. 지난달 들어 5건의 손바뀜이 이뤄지며 실거래가는 14억원대로 다시 올라섰고 그중에서도 희소성이 큰 59㎡E형이 15억원 선을 넘긴 것이다.
북아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4단지의 경우 지하철역 앞에 있는 데다 물건이 적어 다른 단지보다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는 편”이라며 “옆 단지가 따라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14억원대 중반 선에 매물이 누적돼 있어 이들부터 소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e편한세상신촌 전용 59㎡의 시세는 14억5000만~16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강북권에서 전용 59㎡ 아파트가 15억원대에 거래된 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종로·광진구에 이어 서대문구가 6번째다. 고가주택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아파트값이 15억원이 넘으면 시중은행의 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특히 동대문구, 은평구 등 뉴타운 개발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을 중심으로는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제 동대문구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 전용 59.98㎡는 지난 2월 13억7500만원에 신고가 기록을 세운 바 있고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녹변역 전용 59.99㎡는 입주를 앞둔 지난 3월 12억원에 거래되며 2년 새 2배 가량 가격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 아파트가 밀고, 신축 아파트가 끌며 이른바 ‘쌍끌이’ 식으로 동반상승 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며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비교적 가격이 덜 오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키 맞추기가 이뤄지고 있어 인근 지역의 집값을 밀어올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새 아파트라는 이점에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축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동반상승하고 있다”면서 “다주택자 매물이 잠긴 상황에서 전세물건이 없어 매매가격이 함께 오르는 상승세가 가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