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넘친다. 일상에서 수집된 개인정보로 인공지능(AI)은 우리의 기호·습관을 정밀히 분석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조만간 데이터값을 모델화해 한 조직의 집단의사까지도 읽어내고, 이에 대응하게 될 지도 모른다.

데이터경제 시대, 데이터들이 넘쳐나 선택의 여지는 커지며 기업들의 의사결정은 더욱 어렵게 됐다. 고객의 모든 정보는 시시각각 수집되고 분류·축적된다. 지금까지는 소수의 제한된 고객정보로 고객의 욕구를 읽어내고 구매행동을 분석했다. 당연히 성공확률은 높지 않고, 고객은 이를 잘 인지하지도 못했다.

이젠 데이터를 활용하면 ‘초개인화(hyper-personalized)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 고객을 더 잘 설득할 수 있고, 고객의 체감도와 만족도는 높아진다. 개인집단을 잘게 쪼갠 세그먼트 단위에서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더욱 세분화 한 초개인화 분석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제품·서비스도 이에 맞춰 초개인화 돼야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의해 제품과 서비스는 분해되고 있다. 가치를 감소시키는 형해화가 아니다. 종전 원시적 꾸러미화에서 벗어나(unbundling),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절히 재결합(servicetization)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기능·기술·제품·기업 간 이합집산이 일어나게 된다.

제품·서비스 기획자는 물론 CEO들은 편리해진 듯 하면서도 더 복잡해진 의사결정 과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축적된 데이터 기반(data driven)의 실시간 분석과 머신러닝은 기업들의 필수도구다. 이는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

데이터들은 차츰 ‘나에게 맞춘 데이터(my data)’로 변해갈 것이다. 마이데이터는 내 정보를 기업이 활용하는 것에 대해 자기결정권을 갖는 것이다. 공짜 데이터는 없어진다는 뜻이다. 이 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통합·가공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활용능력에 따른 기업별 격차가 커질 것임을 예고한다.

말할 것도 없이 개인정보보호법 등 ‘개망신법’상 규제체계 정비는 미래의 먹고 사는 문제를 결정하게 생겼다.

중앙대 김상윤 교수(컴퓨터공학)는 “기업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갖지 못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누구와 협업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와 AI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조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