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조사 결과에 “선대부터 이어진 땅” 반발

“당이 정식 징계절차 밟으면 소명할 기회 있어”

‘집단 불복’ 가능성에 당내 파열음 우려도 커져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불법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로부터 탈당을 권유받은 오영훈 민주당 의원이 “오히려 징계절차를 밟아주면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불복 의사를 밝혔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제명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 데 따른 반응으로, 오 의원은 “혐의가 없는데 왜 탈당을 해야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 의원은 10일 오전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에서는 ‘탈당하지 않으면 제명까지 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오히려 징계절차를 밟아주는 게 좋다고 본다”라며 “당헌ᆞ당규에 명시된 징계절차를 밟게 되면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의 당 소속 의원 부동산 불법 전수조사 결과를 받아든 당 지도부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혐의가 제기된 12명 의원에 대해 전원 탈당을 권유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에 내로남불 프레임이 씌워져 있고 국민적 불신이 크다. 일반 국민과 동일한 입장에서 경찰 수사에 소명하고 무혐의를 받아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권익위는 오 의원이 소유하고 있는 제주도 과수원 부지를 두고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오 의원이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있고 취득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이에 대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으로,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대대로 농사를 지었던 곳”이라며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는 농지은행을 통해 위탁경영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지은행 담당자 모두 위법이 아니라는 답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대부터 내려온 땅에 대해 권익위가 왜 투기와 연결 짓는지 모르겠다”라며 “권익위가 한차례 공문을 보낸 뒤 추가 소명 자료 요청이나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당을 향해서는 “당이 제기한 문제에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소명할 자신이 있고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에 대해 12명 의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6명은 권익위 조사 결과가 부당하다며 직ᆞ간접적으로 탈당 권유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부 의원들은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에 집단 불복이 현실화할 경우 당내 파열음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날 송 대표는 일부 의원의 불복 의사에 대해 “여론과 당원의 의견이 모아지면 지도부의 고충을 이해할 것”이라며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 지도부가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의원직을 박탈시킨 것도 아니고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