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71년, 여군 역할·비중 확대

질적·양적으로 비약적 성장 거듭

잊힐만하면 성폭력·은폐 등 반복

‘女중사 사건’ 軍피해자 보호 민낯

대한민국 여군이 창설된 지 70년이 넘으면서 여군의 비중과 역할은 비약적으로 증대됐다.

1950년 9월 여자의용군 교육대 창설 뒤 배출된 491명의 여자의용군 수료생으로 시작한 여군은 2020년 11월말 기준 총 1만3665명으로 33배 이상 늘어났다. 여군의 성장은 양적인 측면만이 아니다.

국방부가 지난 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작년 여군 장교와 부사관은 전체 군 간부의 7.4% 목표를 달성했다. 국방부는 ‘2018~2022 여군인력 확대 추진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여군 간부 비중을 8.8%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때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군대에서 여성들의 양적·질적 성장은 새로운 얘깃거리가 아니다.

군 당국은 2018년 국방 인사관리 훈령을 개정해 여군 보직 및 배치 부대 제한을 폐지하고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 경력관리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어 2019년에는 정책부서와 전투부대에 여군 보직 확대 기준을 마련했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사령부, 육·해·공군 본부 등 정책부서에서 근무하는 여군 비율이 영관급 장교 중 여군 비율 이상이 되도록 했다.

인사 측면에서도 여군의 약진은 눈여겨볼만하다. 2019년 첫 여군 소장이 탄생하는가하며 첫 정보병과 여군 준장 진출 성과도 있었다. 2016년 22명이었던 여군 중·대령 진급 선발자는 2020년 79명으로 360% 증가했다. 군내 임신·출산·육아 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과 여전히 부족하긴 하지만 각 군에 화장실과 샤워실 등 여성 필수시설도 늘고 있다.

여생도들이 매년 사관학교 수석 졸업을 휩쓸고,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이란 노랫말로 시대를 풍미했던 군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상징적인 대목이다.

그러나 성폭력 등 불미스런 일들이 잊힐만하면 반복되고 근절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군 신뢰까지 추락시키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성폭력 예방활동을 통한 안전한 근무여건 조성과 성폭력 사건처리 담당자의 전문성과 피해자 보호·지원체계 강화를 입버릇처럼 내세우곤 했지만 공군 여성 부사관의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 선택 사건 속 허망한 민낯만 드러내고 말았다.

군 안팎에선 군내의 여군을 대상화하고 객체화하는 조직문화가 남아있는 한 유사한 비극이 또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