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스윙의 원리를 잘 이해하면 눈감고도 스윙이 됩니다. 제가 눈감고 칠 테니 한 번 보세요.” KTX 광명역 인근 태영 유플래닛 지하 데시앙 스포츠센터에서 지난해 5월부터 골프 아카데미를 맡아 운영하는 김현철(57세)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프로는 레슨 경력 23년의 베테랑이다. 조선 시대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눈감고 타석에 올라 샷 시범을 보였다.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정확하게 공은 스크린 속의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가르며 날아갔다. 김 프로가 골프를 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중거리 (400~800미터) 육상을 했고, 중동고에서는 키 크고 운동을 잘해 럭비부에 들어갔는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고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냈다. 부친은 자식을 훈화시킬 목적에 대치동 연습장으로 데려가 골프를 가르쳤다. 인생은 알 수 없는 행로로 진행된다. 85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이민을 가고, 거기서 골프를 이어갔다. 한국에서 골프를 익혔던 터여서 실력은 금방 늘었다. 1991년에 하와이로 이사하면서 거기서 골프 레슨을 7년간 했다. 교습 자격증은 없었지만 호놀룰루의 소니오픈이 열리는 와이알레이 골프장에서 상주하며 한국의 관광하러 오는 사람 대상으로 가르쳤다. 그러다가 IMG 외환위기 이듬해에 한국에 들어와서 골프 교습을 이어갔다. 방송 해설을 하는 유응열 프로 아카데미에서 7~8년간 코치로 있었다. 유 프로가 USGTF 마스터 프로였던 터라 그도 이 자격증에 관심을 가졌다가 2015년에 USGTF 정회원이 됐다. 이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 JMS에서 4년, 서울 도봉동 KJ골프스쿨에서 1년을 지내고, 겨울에는 주로 태국 아티타야라는 곳에 전지훈련 3개월 코스를 만들어 나갔으나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전지훈련 없이 여름에 지금의 장소로 옮겼다. 신흥 도심에 있는 연습장이다 보니 나이가 들어 배우는 사람이 다수를 이룬다. 그래서 그는 빨리 필드에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3개월동안 회전 운동에 자세 잡고 공치는 법까지 속성으로 가르친다. 회원이 120~150명 되는데 레슨받는 사람은 한 달에 12회로 되어 있다. 그에게서 처음 골프를 배워 필드로 나간 사람도 수십명에 이른다. “저는 속성반을 운영합니다. 골프를 어려워 하는데 수평과 수직 회전 운동만 잘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가르칠 때 시간을 들여 오래 끌라고 하지만 저는 잘하는 사람은 빨리 실력을 키워주는 게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코치들이 ‘팔로 스윙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실제 골프는 팔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몸통이 잘 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따라 팔꿈치와 손목이 클럽을 잘 감아줘야 하죠. 저는 골퍼들에게 코킹을 하고 왼쪽 골반 돌리는 연습을 시킵니다. 공은 물레방아처럼 돌리면서 발사되는 것이죠. 몸통 회전을 잘하면 공이 저절로 맞으니 감아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손목 코킹을 풀어주는 동작이 순차적으로 된다면 눈감고도 치는 스윙이 가능합니다.” 김프로는 지난해말 USGTF의 10대 지도자에 선정됐다. 전체 1만 5천여명에 이르는 회원 중에서 10명에 뽑힌 건 무슨 비결이 있어서였을까? “제가 USGTF 회장배 대회에서 지난해까지 준우승만 3번을 했습니다. 2017, 18년 연속이었고 지난해도 준우승이었습니다. 18년에는 우승자와 동타였는데 백카운트로 계산해서 준우승이었습니다. 필드 나가면 보통 1언더~1오버파 사이를 오갑니다.” 그가 친 베스트 스코어는 용평골프장에서 4언더파 68타다. 유응렬 프로 밑에 있으면서 숏게임 어프로치, 퍼터를 가르쳤다. 어렸을 때부터 다져진 운동 신경으로 몸 쓰는 법을 안다. 그래서 인지 몸 안다치는 회전을 중심으로 가르친다.배우는 사람의 나이가 천차만별이다보니 별별 사람이 다 있다. 회전하는 데만 6개월 걸린 사람도 있다. 그는 사람이 가진 저마다의 체형에 맞춰서 가르친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었다. “마른사람 뚱뚱한 사람 등등 천차만별이죠. 그래도 피니시가 잘 되도록 가르칩니다. 스윙이 끝나도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으면 좋거든요. 프로들의 스윙이 모두 다르지만 그래도 피니시는 모든 프로들의 모습이 흡사합니다.” 그는 큰 꿈이 없이 자신에게 배우는 사람들이 나중에 필드에 나가서 잘못 배우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리고 굳이 소망을 꼽자면 회장배 대회에서의 우승이다. “준우승만 계속 하다보니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게 배운 골퍼들이 필드에 나가서 잘 쳤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스윙을 하고는 제게 배웠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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