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시장과 관련한 글을 쓰면서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의 최근 흐름을 정리하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이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그 사이트에서 부동산 정책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니 나온 것이 시간 순으로 잘 정리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발표 목록이었다. 4년 조금 안 되는 기간에 26회의 대책발표가 있었는데 산술적으로 2달이 채 안 되는 주기로 부동산대책 발표가 있었던 셈이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경제정책은 입안 과정만큼 성과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물론 국민이 느끼는 체감효과가 가장 정확한 잣대겠지만 경제학자들도 나름 객관적으로 정책효과분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왔다. 이 중 직관적이어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정책의 전후 상황을 비교하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라면 이전과 이후의 주택가격 추이나 전월세 가격의 추이 혹은 그 변동성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2개월마다 한 번씩 새로운 대책이 발표되는 상황이라면 2달 전에 발표한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때문에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굳이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않으려 한다. 대신 최근 들어 여권 일부에서 제기된 양도세 완화방안에 대해 정부가 보유세·양도세에 대한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노라 천명한 부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먼저, 보유세 부담의 경중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주택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높지 않고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전자는 주택가격 대비 보유세 부담을, 후자는 GDP대비 비중을 각각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 여기서 눈 여겨 볼 점은 주택가격 대비 보유세 부담은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GDP대비 비중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주택경기의 부침에 따라 반대로 반응하는 LTV가 주택경기의 진폭을 크게 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안정성을 위해 차주의 부담능력을 기준으로 한 DTI가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기준으로 추가됐다는 사실을 짚어 봐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현재 주택가격 대비 보유세 부담만을 기준으로 상향 조정된 보유세 부담(세율의 인상과 공시가격의 인상을 아울러)은 납세의무대상자의 담세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을 우려가 있다.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늘림으로써 다주택자 및 고가 주택소유자의 보유 유인을 줄이고자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납세대상자의 능력을 고려한 속도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으로 현재의 주택양도소득세 수준은 재분배라기보다는 징벌의 수단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주택 보유 및 단기 차익 거래를 막으려는 정책 의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양도세 중과세 기조는 보유세 인상으로 보유 유인이 줄어든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막아 주택시장의 거래동결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양도세를 정상화해 이들의 퇴로를 적절한 수준에서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주택가격의 안정적 하향조정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양도소득세의 정상화는 굳이 이전 세율로 복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필자는 종합소득세에 주택양도차익을 합산하여 과세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종합소득세제의 누진적인 세율구조 하에서 주택양도차익을 과세하는 것만으로도,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는 충분히 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기조가 유지돼 양도소득세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부의 의도는 주택가격을 적어도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한편 주택시장의 거래를 동결시켜 안정적인 보유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세간의 오해를 피할 도리는 없을 것 같다.
허석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