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미래포럼 특강서 기본소득 조목조목 비판
“1년 100만원=1달 8만원 주려면 年 50조원”
“1년예산이 558조인데 어디서 50조가 나오나”
“불평등 상태 지속, 소비진작 효과도 없어” 평가절하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일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해 “우리 정책으로 채택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JB미래포럼 특강 강연자로 나서 기본소득론의 현실성과 실효성 문제 등을 조목조목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먼저 “매월 100만원씩 주면 누가 싫어하겠느냐만 그것은 불가능하다”며 “1년에 100만원씩 전 국민에 주려고 해도 50조원이 들어간다. 우리 1년 예산이 558조원인데 50조원이 어디서 나오느냐”고 현실성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1년에 100만원이면 1달에 8만원인데 그것을 소득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용돈 수준”이라며 “가성비가 낮다”고도 지적했다. 들어가는 예산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에 똑같이 주면) 불평등 상태도 지속된다. 소비 진작 효과도 별로 없고 미래에 대해 특별히 도움되는 게 없다. 무임승차 논란도 생긴다”며 “효과를 보려면 저소득층에 돈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는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들이 호응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인데 제대로 안 쓰이는거 같 같고 하면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국가가 신생아에게 저축을 들어준 뒤 20세가 됐을 때 1억원을 지원하는 자신의 사회적 상속제도(미래씨앗통장) 정책 공약을 소개하면서는 구체적 재원 마련 수치 등을 언급하며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대책이다. 일단 아무 대책 없이 ‘얼마씩 주자’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한국이 처한 여러 위기 상황 등을 언급하며 “마치 복지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얘기하는 건 뭔가 상황을 잘못 보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경제와 외교안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국가 위상은 세계 10위다. 경제를 알아야 하고, 고도의 외교 안보 능력 없으면 이 파고를 헤쳐 나가지 못한다. 준비된 일꾼이 아니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복지 경쟁에 치우치기보다는 경제 및 외교안보 역량을 갖고 경쟁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담긴 발언으로, 자신이 쌍용그룹 임원을 지낸 경제인 출신인데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을 역임해 관련 역량이 높다는 비교우위를 드러낸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연일 강하고 선명해진 발언을 쏟아내온 정 전 총리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마의 5%’ 지지율을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조사한 결과 정 전 총리의 대권 지지율은 5.4%로, 이재명 지사(27.5%)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27.3%), 이낙연 전 대표(10.2%)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