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의 아버지가 28일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서울경찰청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전날 경찰 발표와 관련해 “서초경찰서는 수사만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브리핑을 하는 서울지방경찰청은 정민이와 저를 미워하고 정민이의 친구 A씨의 변호인만 사랑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모든 것을 열어놓고 수사한다고 하면서 단순 실족사로 결론을 내고 몰아부치는 분위기는 누가 내고 있을까”라며 “서울청이 브리핑을 한다고 언론사에서 알려줄때마다 우리 부부는 심장이 두근거린다. 제발 언론몰이 하지 말아 달라. 부탁이다”라고 호소했다.
손씨는 정민씨 사망 사건의 십여 가지 의혹에 대한 경찰의 질의응답에 조목조목 의문을 제기하며 반박했다.
우선 정민씨와 A씨가 ‘평소 함께 술을 마시며 여행을 간 사이’였다는 경찰 발표에 “친한 사이였지만 지난해부터 A씨가 몸을 만드는 이유로, 특히 본과 들어온 뒤에는 시험에 집중하느라 술을 마신 적이 거의 없고 단둘이서는 더더욱 없다”며 “느닷없이 한밤중에 안 마시던 술을 마시자고 했는지가 궁금한 것”이라고 했다.
‘A씨가 잠든 정민씨의 주머니를 뒤지고 짐을 챙겨 깨웠다’는 장면에 대해선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라 A씨가 왜 그랬는지 궁금한 것”이라며 이를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가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과 관련해서도 ‘집에 있던 공기계를새 번호로 개통해 사용 중’이라는 경찰의 발표에 “의혹은 A씨가 왜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아보려고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냐는 것”이라며 “하루 만에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민씨가 과거 물놀이를 하는 영상을 입수했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서는 “물놀이를 했다고 13도의 한강 물에 들어간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그 논리대로라면 수영장에 한 번이라도 간 사람은 누구나 13도의 더러운 한강 물에 옷을 입고 새벽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된다”고 각을 세웠다.
정민씨 양말에 묻는 흙이 강가에서 10m 정도 떨어진 흙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감정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10m 떨어진 곳까지) 들어가게 됐는지가 궁금한 건데 동문서답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토양 선분도 A씨의 신발에 있었을텐데 ‘그게 없어서 어렵다’ 이런 말은 왜 안 해주느냐”고 했다.
이밖에도 손씨는 ‘A씨가 (귀가시) 탑승한 택시 좌석이 젖지 않았다’고 진술한 택시기사와 ‘정민씨로 추정되는 이가 수영하듯 한강에 들어갔다’는 낚시꾼 등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 A씨가 정민씨 실종 당일 착용한 티셔츠와 신발을 버렸음에도 경찰이 의혹을 갖지 않는 점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전날 수사 진행 상황을 발표하며 A씨가 정민씨 실종 당일 착용한 대학교 점퍼, 반바지, 가방에서도 혈흔이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정민씨의 사망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감정서 결과를 바탕으로 정민씨에게서도 타인의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측은 정민씨의 머리와 불 부위 에서 손상이 발견됐으나 통상적으로 바닥면이나 구조물, 둔기에 의한 충격으로 발생하는 형태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찰은 사건 당일 정민씨와 술에 취해 자다가 정민씨를 깨우려는 A씨를 목격한 이들이 있다며, 총 7개 그룹의 16명의 목격담을 밝혔다.
A씨 신발에 흙이 묻은 데 대해서는 ‘강변 언덕에서 넘어진 정민씨를 끌고 오느라 신발 등에 흙이 묻은 것’으로, 사고 당일 A씨의 부모가 한강공원에 간 것은 ‘A씨가 손씨를 깨우지 않고 돌아왔다는 생각에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노트북과 가족들의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총 7대를 등을 임의 제출 받아 포렌식했으나 삭제 정황이나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