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대구 달서구 신당동의 한 거리에서 경비견으로 분류되는 개 두 마리가 목줄을 바닥에 끌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고양이를 물어 죽여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상황을 지켜보던 견주가 목격자의 부름을 무시한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누리꾼들이 공분하고 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실시간대구’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쯤 신당동 계명아트센터 인근 편의점 앞 거리에서 중형견인 말리노이즈(Malinois) 두 마리가 목줄을 바닥에 끌고 입마개 없이 돌아다니다 길고양이를 물어 죽였다.
개들은 주인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산책을 하던 중에 고양이를 물고 고개를 흔들며 바닥에 내팽겨쳤고, 견주는 이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특히 견주는 목격자가 부르는 소리도 외면한 채 현장을 떠났고, 사고 발생 이전에도 주민들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고양이는 달서구 지역 소상공인들이 고양이와의 공존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인 ‘점터냥이’가 돌봐온 길고양이 ‘노랭이’로, 십수년간 달서구 점터공원에서 지내온 동네 터줏대감 고양이라고 한다. 최근 구내염이 약화돼 수술 및 재활로 건강을 되찾던 중 사고를 당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점터냥이 측은 이번 사고가 ‘소유주의 미필적 고의로 인한 동물학대 사망사건’이라며 해당 견주의 현장 주변 접근금지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성서경찰서는 사고 당일 “동네 편의점 앞에서 개 두 마리가 길고양이 한 마리를 물어 죽였다”는 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견주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달 13일에도 달서구 한 공원에서 대형견 두 마리가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고 돌아다니다 길고양이를 공격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달서구는 견주 B씨가 월곡역사공원에서 자신이 키우는 차우차우 두 마리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는 등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주인에게 과태료 40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구청은 공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하던 중 차우차우에게 목줄을 매는 견주 모습이 담긴 한 시민의 사진을 확보해 최근 A씨 신원을 확인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차우차우가 맹견으로 분류되지는 않아서 입마개 의무 착용 대상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동물보호법에 따라 견주는 반드시 개에게 목줄을 채워 줄을 잡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